1. 중세 사회로의 이행

〔개요〕

고려 건국의 주체는 호족 세력이었다. 이들은 고대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하여 교종에 대신하여 선종을 사상적 기반으로 하였고, 새로운 사회에 대응할 정치 이념으로 유교를 받아들임으로써 사회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특히, 유교적 정치 이념을 새로이 채용한 것은 중세적 사회의 성립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고려 사회의 출발은 단순한 왕조의 교체를 넘어 중세 사회로 전환하는 사회적 변동을 뜻하는 것이었다.

사회가 안정되면서 지방의 호족들이 중앙 정치에 참여하여 점차 문벌 귀족화되어 갔다. 고려는 이들 귀족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주인공이 되어 봉건적 사회 구성을 보다 철저히 하고, 광대한 토지를 소유하면서 경제 기반을 튼튼히 구축해 나갔으니, 그 사회의 모습은 자연히 문벌 귀족 사회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