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2장 조선시대의 배움과 가르침서당

평가와 상벌

강독의 평가 절차를 ‘강(講)’이라 한다. 강은 이미 배운 글을 소리 높이 읽고 그 뜻을 질의 응답하는 것으로서, 평가이자 서당의 교육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서당의 하루 일과는 전날 배운 것을 평가하는 일강(日講)으로 시작된다. 학생들은 훈장 앞에서 교재를 덮은 뒤 눈을 감고 바로 앉거나 뒤돌아 앉 아 전날 배운 글이나 문장을 외워 뜻을 풀이하고 훈장의 질문에 완전히 대답할 수 있어야 새로운 내용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만약 여기서 통과하지 못하면 종아리를 맞고 전날 배운 것을 반복하게 된다. 날마다 하는 평가 이외에도 단원과 문장 구절에 따라 5일강, 10일강, 월강(月講) 등 다양한 형태가 있었다.

<벌 받는 학동>   
김홍도의 풍속화 서당에서 훈장 앞에서 우는 학동은 아마도 강에 통과하지 못해서 회초리를 맞아 울고 있는 것 같다.

평가 등급은 요즘의 ‘수-우-미-양-가’처럼 5등급으로 나뉘었다. 5등급은 순-통-약-조-불 또는 대통-통-약-조-불로 이루어졌다. ‘조’ 이상은 합격이었고, ‘불’은 불합격으로 반복 학습 대상이었다.

강에 능숙하여 ‘순’이나 ‘대통’을 받거나 하과 때 장원이 된 사람은 주위의 칭찬과 격려를 받았을 뿐 아니라 훈장에게 상을 받기도 하였다. 칭찬의 의미로 서당 내의 벽에 몇 달 동안 상장을 붙여 놓거나 상으로 종이나 붓 같은 문구류를 받았다.

벌은 강에 통과하지 못하거나 학업을 게을리 하고 행실이 바르지 못할 때에 가해졌다.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거나 오랫동안 꿇어앉히기, 손들고 서 있기, 냉수 마시기 등의 벌이 있었다. 이 밖에도 학부모가 훈장에게 부탁하여 체벌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를 ‘달초(撻楚) 또는 초달(楚撻)’이라고 불렀다. 달초는 회초리로 종아리가 부르트도록 때려 벌하는 것으로, “서당 아이들은 달초에 매여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벌이었다.

제술은 주로 특별 행사 때에 많이 평가하였으며, 가끔 전시회 형식으로 습자 평가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서당 성적표>   
전라도 구례에 있던 마을 서당 학생들의 고강을 기록해 놓은 것이다. 학생마다 어떤 책을 어디까지 읽었으며, 성적은 어떠하였는지 순-통-양-조-불로 평가하여 적고 있다.
[필자] 임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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