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1장 조선인에게 비친 과학 기술

4. 조선 지식인의 과학 기술 읽기

[필자] 김태호

자신도 모르는 새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고 난 후부터, 줄곧 사람들은 근대를 ‘새롭고 좋은 것’, 더 솔직하게는 ‘잘 먹고 잘 사는 것’과 같은 말로 여겨 왔다. 20세기 중반 소위 ‘한강의 기적’을 거쳐 ‘근대화’에 성공하면서 그 믿음은 더욱 굳어졌다.

그러나 우리가 맨 처음 맞닥뜨린 근대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19세기 말 한반도에 발을 디딘 근대는 서양 또는 일본 사람의 눈을 가지고 있었고, 그 눈에 부정적으로 비친 기존의 전통은 송두리째 부정해야 할 낡고 헛된 것들이었다. 더욱이 우리가 근대화의 지표로 여기는 철도·전신·전기의 도입, 서양 의술의 도입과 종두법의 시술, 근대적 과학 기술의 교육과 같은 사건들은 모두 조선 땅이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 질서 아래 편입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근대적 문물이 더 많이 들어올수록 나라의 독립은 더 아득해지는 이 역설이 받아들이기 힘들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냉정한 근대를, 조선의 지식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또 근대 문물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과학 기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필자]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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