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1장 전통 연희의 전반적 성격2. 전통 연희의 종류와 외국과의 교류 양상

동물 재주 부리기

동물 재주 부리기에는 금수어충희(禽獸魚蟲戲) 또는 동물희(動物戲)라고 하여 각종 동물을 훈련시켜 묘기를 부리게 하는 연희가 있다. 단순히 동물의 흉내를 내던 처음과는 달리 나중에는 직접 동물을 훈련시켜 재주를 부리게 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그 결과 코끼리, 말, 원숭이, 개, 쥐, 곰, 새 등을 훈련시켜 재주를 부리게 하는 동물희가 매우 성행하였다.

고구려 장천 1호분 벽화에서는 큰 나무 아래에서 한 연희자가 원숭이를 부려 나무를 오르내리게 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 정조 때 박제가(朴齊家, 1750∼1805)는 한양의 모습을 그린 성시전도라는 그림을 보고 왕명(王命)에 따라 한시 「성시전도응령(城市全圖應令)」을 지었다. 그는 이 시에서 마치 자 신이 지금 한양 시정에 나가 구경하고 있는 것처럼 장사가 끝난 다음에 펼쳐지는 솟대타기, 줄타기, 인형극, 원숭이 재주 부리기 등을 묘사하고 있다. 마침 성시전도에 원숭이가 솟대에 올라가 재주를 부리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또한 원숭이의 목에 맨 줄을 잡고 있는 연희자가 염소 두 마리도 함께 데리고 있는 점으로 보아 염소도 재주를 부리는 것으로 짐작된다.

<장천 1호분의 풍속 벽화>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 있는 장천 1호분 전실 북벽의 벽화로 큰 나무를 중심으로 여러 연희와 음악 연주가 묘사되어 있다. 벽화의 가운데에는 손님과 주인이 나무를 사이에 두고 원숭이 재주를 구경하고 있다. 좌측에는 마상재, 씨름, 한 사람이 채찍 같은 것을 들고 다른 한 사람을 쫓는 장면, 음악 연주 장면 등이 보인다. 우측에는 농환과 무륜이 묘사되어 있다.
[필자] 전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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