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6장 멋스러움과 단아함을 위한 치장1. 머리치장

백옥 같은 피부 미인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미인이 되기 위해서는 옥같이 흰 살결이 기본이다. 백색 피부 호상은 흴 뿐만 아니라 기미, 주근깨와 흉터가 없으며, 투명한 피부이어야 한다. 이러한 피부를 가꾸기 위해서는 미안수(美顔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고 꿀로 팩을 하기도 하며 오이 꼭지를 안면에 문지르기도 하였다.329) 조선 여인들의 피부 관리법은 다음과 같다.

겨울에 얼굴이 거칠고 터지는데 달걀 세 개를 술에 담가 김이 새지 않도록 두껍게 봉하여 네 이레 두었다가 얼굴에 바르면 트지 않을뿐더러 윤지고 옥 같아진다. 얼굴과 손이 터서 피나거든 돼지기름에 괴화(槐花)를 섞어 붙이면 낫는다.330)

한편, 기생들은 피부를 하얗게 하기 위해 분대(粉黛) 화장을 하였다. 이는 머릿기름을 윤기 있게 바르고 먹으로 눈썹을 가다듬어 반달처럼 가늘게 그리며 뺨은 복숭아처럼, 입술은 앵둣빛처럼 연지를 칠하여 상대적으로 피부가 하얗게 보이도록 백분을 짙게 발라 창백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눈썹, 볼, 입술 등의 진한 색조 화장은 하얀 피부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화장법이다.

신부 화장은 ‘얼굴 만지기’라고 하여 지금처럼 미장원에 가거나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혼례를 올리기 2, 3일쯤 전에 얼굴에 난 솜털과 눈썹을 가지런하게 정리하는 정도였다. 얼굴의 털은 실을 팽팽하게 꼬았다가 살갗에 대고 풀면 털이 실에 엉켜서 뽑히는 방법을 사용하여 제거하였고 보기 싫은 눈썹은 족집게로 뽑았다. 이마 양쪽은 1930년대까지 털을 뽑아서 이마가 각(角)이 나도록 반듯하게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331)

<각 진 이마>   
1914년 조선 총독부에서 실시한 체격 측정 때 찍은 경북 영주 지방 부인들의 옆 모습이다. 조선 후기 이후 여인의 이마는 각(角)을 지게 한 것이 유행이었다. 이러한 모양을 내기 위해서는 잔털을 뽑아야 했다.
[필자] 송미경
329)이민주, 「조선 후기의 패션 리더-기생-」, 『한국 민속학』 39, 2004, 252쪽.
330)빙허각 이씨, 『규합총서』, 잡저(雜著), 면지법.
331)고부자, 「경기 남부의 의생활」, 『경기 민속지』, 2001, 179쪽.
창닫기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