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2. 경건하면서도 기쁘게 제사를 지내다

종묘에서 제사는 언제 지내나

종묘에서의 제사는 정시제와 임시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기적인 제사는 정시제(定時祭)라 부르며 일정한 기일에 행하는 제사이다. 정기 제사는 사계절의 첫 달 상순(上旬) 및 납일(臘日)에 지냈다.66) 사계절의 첫 달은 사맹월(四孟月)이라고 하며 음력 정월, 4월, 7월 10월을 말한다. 상순은 한 달의 초하루에서 10일까지를 말한다. 납일은 매년 말에 신에게 제사하는 날이다. ‘납’은 ‘접(接)’과 같은 뜻으로 새해와 묵은해가 접하는 즈음에 제사를 올려 그 공에 보답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67) 이러한 정시제를 5향대제(五享大祭)라고 하며, 종묘의 여러 제사 중에서 가장 격이 높고 중요한 제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5향대제에는 왕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강조되었다.

<종묘 정전 전경>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하던 곳이다. 서쪽에 태조의 신실이 있으며, 역대 왕 중에서 공덕이 있는 왕과 왕비의 신주와 재위 중인 왕의 4대조의 신주를 모셨다.

임시 제사는 일정한 기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지내는 제사이다. 즉 왕실의 경사나 중요한 일, 혹은 나라에 변란이 일어났을 때 고 하는 고유제(告由祭)가 있다. 왕실의 경사라는 것은 왕이 왕비를 맞이하였을 때, 왕자가 탄생하였을 때, 왕세자가 책봉되거나 세자빈을 맞이하였을 때, 왕녀를 시집보냈을 때, 또는 해마다 풍년이 들고 국가가 태평할 때 등이다. 나라에는 항상 경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왕이나 왕비가 승하하였을 때, 신주를 종묘에 합장할 때, 국가에 변란이 있을 때, 흉년이 들거나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에도 역시 종묘에서 제사를 지낸다. 이 밖에 계절 따라 햇과일이나 햇곡식이 나오면 천신제(薦新祭)라 하여 임시제를 거행하기도 하였다.

<종묘대제의 상차림>   
『종묘의궤』의 종묘오향대제설찬도설(宗廟五享大祭設饌圖說)이다. 중앙에 신위를 설치하고 좌우로 두와 변을 각기 12기씩 진설하였다. 신위의 앞쪽에는 등과 형을, 그 앞에는 보와 궤를 차렸으며, 두의 옆쪽과 두와 변의 앞쪽에 조를 진설하였다.
[필자] 임혜련
66)『경국대전(經國大典)』 권3, 예전(禮典), 제례(祭禮).
67)한우근 외, 『역주(譯註) 경국대전』, 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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