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5. 활쏘기로 하나가 되다

잘 쏘면 상을 받고, 못 쏘면 벌주 마시기

대사례에서 활은 각자 네 발씩 쏘았다. 먼저 왕이 활을 쏘게 되는데, 왕이 활을 쏘기 위해 준비를 하면 풍악이 울린다. 왕이 활시위를 당기면 상호군이 앞에 꿇어앉았다가 화살의 행방을 알린다. 적중한 것은 ‘획(獲)’, 아래로 처진 것은 ‘유(留)’, 위로 솟은 것은 ‘양(揚)’, 왼쪽은 ‘좌방(左方)’, 오른쪽은 ‘우방(右方)’이라고 한다. 왕이 네 발의 화살을 다 쏘고 나면 풍악이 그치고, 신하들이 화살을 쏘기 위해서 과녁을 미후로 바꾸어 설치한다. 활 을 쏘는 시사자들이 자리에 오르면 풍악이 울리고 적중하면 북을 치고, 적중하지 않으면 금(金)을 친다. 신하들의 화살 방향은 깃발을 가지고 표시하는데, 표적을 맞히면 붉은 기를 들어 응답하고, 위쪽으로 맞으면 누런 기를, 아래쪽은 검은 기를 올린다.

<벌 받는 신하>   
신하들의 활쏘기가 끝나면 상이나 벌을 준다. 네 발을 모두 맞춘 신하부터 차등 있게 상이 수여되지만, 한 발도 맞히지 못한 신하에게는 벌주(罰酒)를 마시게 한다. 시사관상벌도(侍射官賞罰圖)의 일부이다.

신하들이 각자 활쏘기를 다 마친 다음에는 상이나 벌이 수여된다. 병조 정랑이 관직과 이름을 부르면 해당자는 왕의 앞으로 나아간다. 네 발을 맞히면 표리(表裏, 겉옷과 속옷감)와 탑견(搭肩, 어깨걸이)을, 세 발은 이(裏)와 탑견, 두 발은 궁시와 진요(搢腰, 허리띠), 한 발은 궁과 진요를 상으로 받았다. 그러나 맞히지 못한 자에게는 벌주(罰酒)를 마시게 한다. 대사례가 열리는 장소에는 탁자 두 개가 놓이고 상과 벌주가 준비되어 있다. 사옹원 관원은 치(觶)라고 불리는 쇠뿔로 만든 잔에 술을 따라 놓고, 맞히지 못한 사람은 오른손에 치를 들고, 왼손에는 활을 잡고 북쪽을 향하여 서서 벌주를 마신다.

[필자] 임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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