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6. 나라의 큰 슬픔, 국상을 치르다

혼전에서 지내는 제사들

혼전은 왕의 신주를 모시고 삼년상을 치르는 곳으로 궁궐 내에 설치된다. 삼년상을 치르는 이유는 사람이 태어나서 최소한 3년 동안은 부모의 품속에서 자라므로 그에 대한 보답을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반우를 치른 후에는 혼전에서 우제(虞祭)를 시행한다. 조선시대의 왕은 장사를 치르는 날에 거행하는 초우(初虞)부터 칠우(七虞)까지 거행하였다.

우제는 전을 올리는 것과 같이 협탁과 찬탁 두 개의 상을 준비한다. 찬탁의 첫째 줄에는 중박계, 둘째 줄에는 산자류인 홍산자와 백산자, 셋째 줄에는 약과류인 백다식(白茶食)과 전다식(煎茶食), 넷째 줄에는 각색실과를 올렸다. 찬탁의 위쪽이며 영좌의 남쪽에는 협탁을 준비하였다. 협탁에는 떡과 탕이 각각 여섯 그릇씩 올렸으며, 술을 석 잔 따르기 위한 잔도 올렸다.130) 그런데 조선 전기에 마련된 이러한 우제의 상차림은 시대가 지나면서 약간씩 변화가 있었다. 1834년 순조의 삼년상을 치르는 동안 혼전에 올린 우제의 도설을 보면 협탁과 찬탁의 구분이 없어졌다. 또한 원래 협탁에 올렸던 떡과 탕 사이에 익힌 육류(熟肉), 고기를 구워 만든 적(肉炙), 생선을 부친 전(魚煎)을 올렸다. 이는 의례도 약간씩 변화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131)

우제를 마친 후에 돌아오는 홀수 날에는 졸곡제(卒哭祭)를 지낸다. 졸 곡제는 곡을 멈춘다는 것으로 이전에는 아침저녁으로 곡을 하였으나, 이제는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상을 치른 지 1년이 지나면 첫 번째 제사로 연제(練祭)를 지내는데, 소상(小祥)이라고도 한다. 2년이 되는 날에는 상제(祥祭)를 지내는데 대상(大祥)이라고도 하며, 상제를 지낸 후 2개월째에는 담제(禫祭)를 지낸다. 담제는 국왕이 승하한 때부터 27개월째이며 햇수로는 3년이 된다. 담제는 평상시의 담담한 상태로 돌아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상제는 사실상 끝나게 되는 것이다.132)

왕조 국가의 수장이었던 국왕의 승하는 큰 슬픔 중에 슬픔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예를 다하여 왕을 장사 지내고, 혼에게 제사를 지냄으로서 군주로서, 부모로서 국왕에 대한 최고의 의례를 시행하는 것이 국장의 절차였던 것이다.

[필자] 임혜련
130)『국조오례의서례』 권5, 흉례, 예찬주준도설 우제(虞祭).
131)『순조빈전혼전도감의궤(純祖殯殿魂殿都監儀軌)』, 일방의궤(一房儀軌), 진설도식(陳設圖式) 奎17672-2
132)신명호, 앞의 책,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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