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1장 사찰의 공간 구성과 석조물의 상징

1. 가람 배치와 전각

[필자] 박경식

사찰은 사원(寺院), 정사(精舍), 승원(僧院), 가람(伽藍) 등으로 불리고 있는데, 산스크리트어인 상가람마(Samgharama)에서 유래되었다. 본래는 출가한 비구(比丘)와 비구니(比丘尼) 그리고 남자 신도와 여자 신도가 모여 사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석가모니가 불법(佛法)을 전도하던 기원전 6세기경의 출가자들은 무소유의 개념 아래 일정한 거처를 지니지 않은 채 수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인도의 기후적인 특성으로 인해 우기(雨期)인 3개월 동안은 외출을 삼가는 규율이 제정됨에 따라 한곳에 모여 공동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 불교 역사상 최초의 사찰인 기원정사(祇園精舍)와 죽림정사(竹林精舍)가 건립되어 사찰의 기원을 이루었다. 따라서 사찰의 시작은 일정 기간의 안거(安居)를 위해 건립된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뒤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성소(聖所) 성격이 바뀌면서 점차 불교 신앙의 중심인 불상(佛像)과 탑(塔)을 봉안하고, 승려들이 거주하면서 수행정진함과 동시에 불법을 가르치는 기능을 지닌 공간으로 변화되었다. 그리하여 수행과 교화를 위한 각종 신앙적 구조물이 건립됨과 동시에 이를 봉안하기 위한 많은 전각이 들어서 게 되었다.

사찰을 구성하는 구조물은 크게 신앙적인 의례를 집행하는 전각들과 불교의 가르침을 표방하며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들로 구분된다. 얼핏 볼 때 이들은 대충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축선(軸線)을 중심으로 배치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찰에 들어서면 마당을 중심으로 탑과 전각들이 적재적소에 자리를 잡고 있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사찰 내에 조성된 모든 구조물은 신앙적인 면을 바탕으로 건립되었기에 아름다움이라는 시각적인 면 외에 불교가 표방하는 상징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사찰을 구성하는 전각의 배치와 곳곳에 건립된 석조물과 이들의 표면에 등장하는 조식(彫飾)들의 상징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 박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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