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5장 개항기 외국 여행가들이 본 조선, 조선인2. 조선의 이국적 풍물과 특산품

지게

여행가들은 조선 남성들이 등으로 크고 무거운 짐을 쉽사리 운반할 수 있다는 것에 일찍이 주목하였다. “인간의 신체와 최소한의 도구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원시적이고 무지한 인간”이라는 인상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383) 또 한편에서는 수천 년의 경험이 깃든 조선 사람만의 기술로 높이 평가하기도 하였다. 그렙스트는 후자의 입장이었는데,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들어 보자. “나는 이곳 공주에서도 엄청난 무게의 짐을 운반하는 지게꾼들을 목격하고서 나의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코레아인들의 짐을 운반하는 기술에는 수천 년의 경험이 어려 있다. 그들에게는 최소한의 힘을 들여 최대한의 무게를 운반하는 비결이 더 이상 비결이랄 수 없었다. 그들의 지게-운반구-는 아주 이상적으로 고안되어 있어서, 엉덩이와 등 그리고 어깨에 무게를 고르게 전달한다. 이런 이유로 다리만 지탱할 수 있으면 엄청난 양의 짐을 운반할 수 있다. 코레아인을 빼놓고는 이 방법을 창안한 민족이 없다.”384)

<지게를 진 사람들>   
카를로 로제티가 남긴 『꼬레아 에 꼬레아니』에 실려 있는 사진이다. 항아리나 떡시루를 파는 부상(負商)으로 추정된다.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지게꾼들의 모습은 외국 여행가들에게 놀랍고 이색적인 것이었다. 아울러 지게는 수천 년의 경험이 깃든 조선인만의 기술로 간주되었다.
<지게꾼>   
조르주 뒤크로가 쓴 『가련하고 정다운 나라 조선』에 실려 있는 사진이다. 수표교를 지나는 지게꾼으로 보인다.
[필자] 홍준화
383)이지은, 앞의 책, 217∼222쪽.
384)아손 그렙스트, 앞의 책,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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