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5장 개항기 외국 여행가들이 본 조선, 조선인2. 조선의 이국적 풍물과 특산품

기타 특산품

특산품으로는 도자기, 나전 칠기(螺鈿漆器), 칠보(七寶), 종이, 제기, 화문석(花紋席), 부채, 금 세공품 등이 거론되었다. 커즌은 토산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제품으로 종이를 꼽았다. 조선인은 종이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서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깨 기름에 적시면 특수한 방수용 재료가 되는데, 이를 방바닥 위에 까는 융단이나 벽지로 쓴다. 창문에는 유리 대신 쓰고, 천장에는 페인트 대용으 로 바른다. 옷·모자·신발·담배쌈지·부채를 종이로 만들고 우산·등불·연도 모두 종이로 만든다. 방을 종이 가리개로 나누며 옷도 종이로 만든 궤짝에 넣어 둔다. 종이는 여행용 가방이 되기도 하며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이 되기도 한다. 물론 글도 쓰고 인쇄를 하는 기본 용도도 있다. 조선인들은 근면 검소하여 문과 시험을 치른 시험지를 몇 푼 받고 파는데, 이렇게 팔린 종이는 일꾼들의 임시 비옷이 되기도 한다.388)

<한국 농부들의 저녁 반주>   
비숍의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에 수록되어 있는 삽화이다. 반주와 함께하는 저녁 식사는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친 농부들의 피로와 회포를 풀어 주는 최상의 만찬이었다. 바라는 중국이나 일본의 술보다 질적으로 훨씬 뛰어난 조선 전통주를 좋아하여 모국으로 가져가고 싶어하였다.

한편 비숍이 마음에 들어 한 특산물은 화장대, 신부장(新婦欌) 등의 ‘장롱’이었다. “비록 크지는 않지만 정말로 멋있고”, “철저히 조선적인데도 극도로 화려하다”는 것이었다.389) 프랑스인 바라는 쌀, 밀 등의 곡물로 빚은 전통주의 맛에 흠뻑 취하였다. 질적인 면에서 중국이나 일본의 술보다 훨씬 좋고, 입천장에서 착착 달라붙는 부드러운 맛이 흡사 모국인 프랑스의 포도주를 연상케 하였다. 전통주를 프랑스에 가져가고 싶었으나, 운반과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여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390)

[필자] 홍준화
388)조지 커즌, 앞의 책, 94쪽.
389)비숍, 앞의 책, 55쪽.
390)샤를 바라, 앞의 책,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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