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4 근·현대의 서예 동향03. 해방 후의 서단과 서예 동향

경제성장기의 서예 호황과 서예계

[필자] 이승연

1970년대 사회적인 안정과 경제적인 성장에 힘입어 서예 인구가 급격히 확산되어 서예학원과 교습소, 공모전이 활성화되었다. 이와 동시에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한 활동도 활발해져서 1970년대에 개 최된 개인전은 180여 개에 이를 정도였으며, 서숙과 협회전도 경향 각지에서 개최되었다.

국가에서 주관하였던 국전이 30회로 막을 내리고, 1982년에는 대한민국미술대전과 현대미술초대전이 개최되면서 큰 변화를 예견하였다. 미술대전시대야말로 서단의 변화를, 특히 자유로운 창작과 다양성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보다 제도적인 보완이 준비되었던 시대였다. 미술대전과 현대미술 초대작가 제도가 정부의 문화공보부에서 반관반민 성격의 문예진흥원으로 이관되었고, 서단의 최고 권위로 상징되었던 국전의 추천·초대작가 제도가 현대미술 초대작가 제도로 단일화되었다.

이러한 변화와 발전은 더 큰 도약의 틀을 마련하여 1988년 예술의 전당 서예관이 개관되었고, 1989년 대학에서 처음으로 서예과가 설치되었다. 이는 향후 서예계의 질적인 향상과 위상 제고의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의 서예계는 주관적인 개성의 발현과 다양성의 창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서단의 분열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1993년에는 한국서협과 한국서가협이 동시에 사단법인으로 허가를 내면서 한국미협의 독주시대가 끝나고 한국서협·한국서가협의 3자 정립시대가 형성되었다. 이후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사단법인 한국서도협회가 발족되어 4개의 단체가 정립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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