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Ⅳ. 예술1. 음악5) 악서와 기보법(2) 새 기보법의 창안

나. 합자보와 육보의 등장 및 기타 기보법

 合字譜는 정간보나 오음약보처럼 조선초에 창안된 기보법의 하나인데, 그 이름이 의미하듯이 글자를 모아서 만든 기보법이다.≪五洲衍文長箋散稿≫에 의하면 성종대에 成俔이 朴棍과 金福根의 도움을 받아≪事林廣記≫와≪大成樂譜≫를 참고해서 만든 기보법이 바로 합자보라고 한다.NaN)

 합자보는 흔히 거문고의 합자보로 알려져 있지만, 성종대에는 가야고·향비파·당비파의 합자보가 있었다. 조선초에는 합자보가 16정간보나 오음약보에 비해서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조선 후기로 내려오면서 가장 흔히 사용된 기보법의 하나가 되었다. 거문고의 합자보는 대체로 두 가지 글자와 하나의 약자 및 하나의 부호로 구성되었다. 글자나 약자·부호는 줄의 이름이나 약자인 絃法, 거문고의 괘 순서를 표시한 글자, 왼손의 줄 짚는 법인 指法, 오른손 술대의 사용법인 執匙法은 부호로 표시되었다.

<>   

 조선초에 정간보·오음약보·합자보가 창안되기 이전부터 사용되던 최초의 기보법은 肉譜였는데, 고려시대에 이미 비파·거문고·가야고·젓대·피리의 육보가 사용되고 있었다.NaN) 육보는 악기의 소리를 흉내내어 소리나는 대로 적은 口音을 바탕으로 삼은 기보법인데, 거문고의 합자보 설명에 나오는 ‘ㅅ랭’ 또는 ‘다랭’이 구음의 좋은 실례이다.NaN)≪琴合字譜≫의 ‘冬·瑟·堂·士·澄·豆·興’이 거문고의 구음이고, ‘여힌·너·힌니·니인·너·누·러’는 젓대의 구음인데,NaN) 육보는 조선 후기에 이르면서 육보가 합자보와 함께 많이 사용되었다.

[필자]
NaN) 李惠求, 앞의 책(1957), 12∼15쪽.
NaN)≪世宗實錄≫권 48, 樂譜.
NaN)≪樂學軌範≫권 7, 鄕部樂器圖說 玄琴·鄕琵琶·伽耶琴.
NaN) 宋芳松, 앞의 책(1984), 364쪽의<악보 14>참조.
창닫기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