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1. 선사
한반도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0∼60만년 전의 유적이 발견되어 유물이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매우 오래 전부터임을 알 수 있다. 이 때는 지질학적으로 제4기 홍적세로 기후와 지형의 변화가 심하였다. 지금으로부터 1만년 전 무렵까지 계속된 이 홍적세의 기나긴 기간 중에 주로 타제석기를 사용하면서 수렵·채집경제를 기반으로 전개된 문화가 구석기문화이다.
그 후 지금으로부터 1만년 전부터 지구상에는 기온의 상승과 함께 동식물상의 변화가 일어나서 지금과 비슷한 자연환경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싹트게 되었다.
신석기시대 문화라고 하면 이와 같이 홍적세 이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농경과 목축을 배경으로 전개된 문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농경의 실시 이전에 토기가 먼저 제작되고 간석기를 사용한 곳도 있다. 이것은 지질학적으로 충적세에 속하고, 토기와 간석기들은 신석기적 문화 요소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하여 신석기문화라고 부르는 지역도 있다. 후자에 속하는 곳이 가까운 시베리아, 일본, 한국이다. 한국의 신석기시대는 기존에는 대략 기원전 6000년경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어 왔으나, 새로운 자료의 증가를 통해 현재는 기원전 10000년경까지 소급해보기도 한다. 이후 한국의 신석기시대는 지방적 특색을 지니면서 발전하였고, 농경의 시작은 기원전 2000년경의 신석기시대 말기에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10세기에 이르면 쌀을 중심으로 하는 원시농업경제를 배경으로 청동기시대가 시작되며, 이전 시대와 비교하여 문화에 전반적인 큰 변화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청동기시대의 특징이라고 하면 지배계층의 확립, 문자의 발명, 도시의 발생, 교역과 분업, 청동기의 출현 등의 요소를 들 수 있다. 한반도의 경우에는 반드시 그와 같은 여러 조건을 전제로 하여 청동기시대로 시대구분되지는 않는다. 청동기시대의 규정 요소로 가장 중요한 것은 청동기의 사용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청동기가 출현하는 시기는 기원전 10세기경이나, 鑄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증거는 그보다 약간 더 늦은 시기부터 나타난다.
청동기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그 형태와 기능이 점차 세련되고 다양해지는 과정을 겪게 되고 기원전 3세기경에는 새로이 철기의 도입이 이루어진다. 철기의 출현시기는 대체로 청동기의 극성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의 분기점을 설정하는 데에는 여러 문제가 있지만, 그 시기는 어디까지나 청동기시대의 문화전통이 지속되던 것으로 보아야하므로 본격적으로 철기가 보급되는 서력 기원 전후를 분기로 하여 그 이전은 청동기시대, 이후는 원삼국시대로 구분하기도 한다.
철기의 보급과 농업 생산을 기반으로 하여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되는 원삼국문화는 4세기를 전후하여 왕권의 성립과 함께 거대한 무덤을 축조하는 삼국시대로 접어든다.
한국의 선사문화는 이상과 같이 전기구석기시대부터 본격적인 삼국시대 개시 이전까지 한반도 선주민이 남긴 일체의 문화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