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고대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Ⅰ. 구석기문화1. 구석기시대1)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1) 구석기시대의 개념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1. 구석기시대
          • 1)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
            • (1) 구석기시대의 개념
            • (2)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
          • 2) 구석기시대의 자연환경
            • (1) 제4기의 지질과 자연환경
            • (2) 식물상과 동물상
          • 3) 화석인골과 편년
            • (1) 편년별 화석인골
            • (2) 화석인골의 몇 가지 특징
        • 2. 구석기시대의 유적과 유물
          • 1) 구석기유적의 분포
            • (1) 남한의 구석기유적
            • (2) 북한의 구석기유적
            • (3) 집자리 복원
          • 2) 구석기시대의 유물
            • (1) 유물의 분류
            • (2) 전기 구석기
            • (3) 중기 구석기
            • (4) 후기 구석기
        • 3. 구석기시대의 생활
          • 1) 생업과 의식주생활
            • (1) 생계경제
            • (2) 구석기시대의 주거지
            • (3) 구석기의 도구제작
            • (4) 구석기시대의 사회생활
          • 2) 의식과 예술
            • (1) 예술작품
            • (2) 의식
        • 4. 주변지역 구석기문화와의 비교
          • 1) 중국
            • (1) 시기별 구석기문화
            • (2) 비교와 문제점
          • 2) 일본
            • (1) 한반도와 일본의 자연환경
            • (2) 전기 구석기시대
            • (3) 중기 구석기시대
            • (4) 후기 구석기시대
            • (5) 한국과의 비교
          • 3) 시베리아
            • (1) 구석기유적의 발견
            • (2) 전기 구석기시대
            • (3) 중기 구석기시대
            • (4) 후기 구석기시대
            • (5) 한국과의 비교
      • Ⅱ. 신석기문화
        • 1. 신석기시대
          • 1) 신석기시대의 시기구분
            • (1) 시대설정
            • (2) 연구사 개관
            • (3) 시기구분
          • 2) 신석기시대의 자연환경
            • (1) 후빙기의 자연환경
            • (2) 식물상과 동물상
          • 3) 인골의 출토
            • (1) 인골의 인류학적 연구
            • (2) 인골의 해부학상 형태 비교
        • 2. 신석기시대의 유적과 유물
          • 1) 신석기유적의 분포
            • (1) 유적분포의 특성
            • (2) 주요 신석기유적
          • 2) 신석기시대의 유적
            • (1) 집터
            • (2) 조개더미
            • (3) 무덤
          • 3) 신석기시대의 유물
            • (1) 토기
            • (2) 석기와 뼈연모
            • (3) 예술품
        • 3. 신석기시대의 생업과 사회
          • 1) 생업
            • (1) 수렵·어로·채취
            • (2) 농경과 목축
          • 2) 사회
            • (1) 사회구성
            • (2) 교역
            • (3) 의식·신앙 및 예술
            • (4) 의식주
        • 4. 주변지역 신석기문화와의 비교
          • 1) 한반도 신석기문화의 영역구분과 지역성
          • 2) 동아시아 신석기문화의 이동
            • (1) 신석기문화의 이동
            • (2) 남해안계와 규슈지역의 신석기문화
          • 3) 서북한·동북한지역과 요동반도의 신석기문화
            • (1) 미송리 하층과 후와 하층
            • (2) 서포항 Ⅰ∼Ⅲ기층 당산유적과 소주산 중·하층, 오가촌기
            • (3) 쌍학리유적, 서포항 Ⅳ기층과 소주산 상층기
            • (4) 신암리 Ⅰ기층, 농포·호곡동 Ⅰ기층과 우가촌 하층기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다. 구석기의 형태와 기능

 유물을 분류하는 것은 연구의 편의를 위하여 유물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구분하여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구석기는 형태나 기능이나 뚜렷하지 않은 점이 많아서 분류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흔히 주먹도끼·찍개·다각면원구·긁개·박편·석핵 등의 명칭으로 구석기를 분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명칭들은 석기의 형태나 추측되는 기능을 근거로 붙인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대단히 혼란스럽고 애매한 분류이지만, 구석기시대 인류가 남긴 흔적의 대부분은 석기에서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구석기고고학자는 이 석기의 분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몇몇의 구석기고고학자들이 시도한 분류방법이 널리 통용되고 있는데 각 지역의 석기공작양상을 토대로 분류한 것들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F. Bordes의 분류법이나 Courant의 분류법 등이 널리 사용되며 아프리카에서는 M. Leakey의 분류나 Clark and Kleindinst의 분류가 사용된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러한 분류법들이 소개되어 통용되고 있으며 한편으로 독자적인 용어나 한글로 된 용어체계도 사용하고 있다.006)

 그런데 구석기는 형태에 의한 분류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이러한 형태적인 명칭들이 이미 기능적인 면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아 석기공작연구에 애로가 되고 있는 점이 있다. 예를 들어 흔히 「찍개」라고 부르는 도구는 어쩌면 찍는 행위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수가 있는 것이며 또한 「긁개」도 마찬가지이다. 연구자가 「긁개」였을 것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그것이 실제로 긁개로 사용되었던 것인지는 많은 경우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 오늘날 고고학자가 사냥에 사용하였을 것이라고 판단한 석기는 전혀 사용되지 아니한 것일 수도 있으며 사냥이 아니라 나무의 껍질을 벗기는데 사용하였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 석장리구석기의 연구에서 드러난 이러한 문제점은 아직도 여러 논문에서 반복되고 있다.007) 석기는 시대가 올라가면 갈수록 형태가 정형화되는 경우가 드물며 비교적 형태가 정형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능이 한 가지에 국한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다. 시대가 내려오는 경우에도 형태적인 정형성은 많이 향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능의 추정에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날 고고학자들의 시각에서 보는 기능이라고 하는 것은 과거의 실제적인 용도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석기공작에 대한 기능적 연구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석기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고고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008) 입자가 곱고 밀도가 지극히 고른 석재, 플린트·쳐트 또는 흑요석 등으로 만든 석기들에 남은 흔적을 용도별로 구분하는 방법을 실험을 통하여 만든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 내는 방법이다. 이것은 석기의 기능적인 판단을 위하여 획기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석재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있고 모든 행위가 석기에 흔적을 남기는 것은 아니며 아직 완벽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석기사용흔의 분석 이외에도 식물미세석립분석이나 아미노산분석을 통하여 일부 유물의 용도를 확인할 방법도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은 기능적인 연구는 한계가 있다.

 석기문화의 이해에 가장 심각한 난관이 되는 것은 석기는 다른 고고학적 유물과는 달리 원석에서 시작되어 부스러기돌이 되는 전과정을 거치는 동안 점차로 줄어들면서 각 단계에서 용도가 달라지고 여러 가지의 용도가 한 석기에도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유적에서 드러난 석기들의 용도가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그 지점에서 발생한 행위를 모두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분류법들은 대부분 형태나 제작과정상의 단계를 위주로 체계를 만들고 있다. 현재 한국구석기연구에 사용되는 분류와 용어의 체계는 각 학자들마다 차이가 있다. 먼저 서구의 용어들을 한글화하여 사용하고 있는 경우009)로 이 분야의 선구적인 점에서 평가되어야 할 것이지만 각 분류와 용어의 개념이 정확히 제시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흠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능적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판단의 근거가 제시되지 않아서 오히려 혼란이 일고 있다. 다음은 프랑스의 구석기용어들을 소개하여 적용하고 있는 경우010)로, 세부적인 용어들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지만 구체적이고 엄격한 분류기준이 있어서 분류의 정확성을 기할 수 있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구석기공작의 분류체계를 도입하여 전곡리구석기유물을 분석한 경우011)인 이 분류체계의 특징은 석기의 제작공정상의 단계를 1차적으로 구분하고 난 다음에 석기의 형태적 분류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기분류의 시작은 형상적인 변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변형의 위치, 정도 그리고 기술적인 차이 등에 의해서 구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구석기연구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변형의 유무의 판단과 제2차적인 변형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다. 이것은 도구로 사용된 「석기」를 정의하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유적에서 발견되는 많은 석기(광범위한 정의에서)들은 전혀 사용되지 아니한 폐기된 석재 내지는 부산물인 것이다. 제2차적인 가공이 뚜렷하여 석기의 사용목적이 드러나는 석기들은 큰 문제가 없으나 형태적으로 볼 때 사용했음직한 석기, 즉 예를 들어 한쪽이 예리한 커다란 박편을 어떻게 분류하여야 하는가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흔히 이러한 석기들을 「사용된 석기」로 분류하고 있고 구체적인 기능을 지칭하는 명칭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 사용된 것과 사용되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는 한 혼란이 야기되는 것이며 분류의 기준은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 사실 석기공작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석기가 기능적으로 중요성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다. 많은 석기들은 2차가공이 없이도 사용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류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2차적인 가공이 없는 석기의 경우에 뚜렷한 사용흔적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사용된 도구의 범주에 넣지 않는 것이 혼란을 피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전혀 2차가공이 없는 석기를 도구의 범주에 넣어서 분류하는 경우는 주관적인 판단에 지나지 않으며 도구로 판단하는 데는 분명한, 즉 혼돈되지 않는 기준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칼」이라고 부르는 석기는 전혀 가공이 없는 박편이나 석편의 한 부분에 날카로운 직선부위가 있으면 칼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전혀 타당한 분류가 아니다. 칼이라고 부르는 것은 분명히 기능적 설명의 명칭인데 그러한 석기가 칼이라는 기능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의 제시가 없다면 고고학자의 주관적인 의지의 표현일 뿐인 것이다. 이러한 점은 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구석기고고학의 방법론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006)손보기,<층위를 이루는 석장리 구석기문화>(≪歷史學報≫ 35·36, 1967), 1∼25쪽.

―――,<석장리의 자갈돌-찍개 문화층>(≪韓國史硏究≫ 1, 1968), 1∼62쪽.

鄭永和,<舊石器의 名稱 및 形態分類>Ⅰ(≪韓國考古≫ 3, 1976).

―――,<舊石器의 名稱 및 形態分類>Ⅱ(≪嶺南史學≫ 7·8, 1978), 105∼171쪽.
007)손보기,≪한국구석기연구의 길잡이≫(연세대 출판부, 1988).

―――,≪석장리선사유적≫(동아출판사, 1993).
008)Keeley, L., Experimental Determination of Stone Tool Uses, Microwear Analysis,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Chicago, 1980.

Keeley, L. & N. Toth, Microwear polishes on early stone tools from Koobi Fora, Kenya, Nature 293-5832, pp. 464∼465.
009)손보기, 앞의 글(1967), 1∼25쪽·앞의 글(1968), 1∼62쪽.
010)鄭永和, 앞의 글(1976·1978).
011)배기동, The Siginificance of the Chongokni Paleolithic Stone Industry in the Paleolithic Tradition of East Asia, Ph. D. dissertation in the Department of Anthropology, University of California,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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