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연구방법론
흔히 화석으로 표현되는 선사시대의 식물상(flora)과 동물상(fauna)자료는 당시의 환경을 말하여 주는 모든 요소가 남겨져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서도 극히 일부분이 보존되어 알려지게 된 것들이다. 화석의 보존은 예를 들어 꽃가루의 경우는 염토·뻘로 이뤄진 산성토양에서 보존 가능성이 높지만, 동물화석은 오히려 알카리성토양에서 더 잘 남아 있기에 화석종류와 토양환경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하겠다.
환경연구에 필요한 고식물과 고동물자료의 범위와 보존여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식물자료의 경우를 보면 가장 일반적인 것이 현미경조사를 통하여 이뤄지는 꽃가루분석(花粉分析 ; pollen analysis)이며, 흔한 경우는 아니나 숯·나무·잎·열매 따위의 식물 그 자체 또는 그 자국(negative prints)이 남은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 동물자료는 물고기·조가비·젖먹이동물의 뼈 또는 껍질이 화석화된 것들이 있으며, 물고기와 조가비는 구석기유적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흔하지 않으나 이러한 자료는 해수면변화와 선사인의 활동범위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 동물상연구에서 가장 일반화된 자료는 역시 젖먹이동물이며, 이것들은 자연환경 외에도 진화정도 및 절멸시기의 연구를 통하여 유적의 편년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연환경연구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문제는 자료의 정확한 감정과 이들에 관한 적절한 평가에 관한 문제이다. 이 문제는 인위적 측면에서 잘못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나, 자료의 희귀성과 자료 자체의 문제점에서 발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자의 경우는 비교자료의 불충분과 감정자의 숙련도를 고려할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는 자료가 당시의 자연상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선택된, 즉 집을 짓거나 불을 때기 위하여 또는 채취나 수렵의 대상이 되었던 경우를 상기하여 볼 수 있다.
선사환경은 층위별 또는 시대별 연구가 이루어져야 변화상을 읽을 수 있게 되며, 여기에다 서로 다른 지형과 지역 차이에 따른 연구가 병행될 수 있으면 더욱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다양한 형태의 유적조사 그리고 인접과학과의 밀접한 공동연구를 통하여 이뤄질 수 있으며, 여기에는 유적의 시료채취로부터 시작하여 각 분야에서 분석된 자료를 통합·정리·평가하여야 하는 고고학분야의 책임도 예외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