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요령식동검문화
가) 유적의 입지와 분포
요령식동검이 나오는 유적은 석관묘와 고인돌이 대부분이고 토광묘와 퇴장유적에서는 드물게 보인다. 과거에는 이 형식의 동검이 발견된 예가 많지 않았고 대부분이 우연히 신고되었거나 구입한 것이 대부분이다.
최초로 발견된 유적은 일제시대 고흥 운대리 남방식 고인돌이었다.0104) 해방후에는 1974년 부여 송국리 석관묘에서 마제석검·마제석촉과 함께 요령식동검이 출토되어 비로소 석관묘가 요령식동검문화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0105) 1980년대 이후에는 전남지방에서 고인돌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남방식 고인돌의 부장품으로 많은 동검들이 발견되어 남쪽지방이 고인돌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0106)
이 시기의 고인돌과 석관묘는 대개 해발 50m 내외의 얕은 구릉 위에 집단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송국리의 경우 요령식동검이 출토한 석관묘는 여러 개의 석관묘 중 구조가 가장 크고 부장된 유물도 가장 풍부하였으며, 구릉 위에 여러 기의 석관묘가 무리를 이루어 분포하고 있었다. 규모나 위치, 부장품으로 보아 가장 중심되는 자리에 있어 당시의 사회구조를 살피는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조사된 전남지방의 유적에도 남방식 고인돌들이 무리를 지어 분포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나 이것은 고인돌이 파괴되었거나 개석이 없어지거나 하여 원래의 형태가 훼손된 것으로 판단된다.
나) 유물의 분포
유물들은 대개 큰 강이나 그 지류에 자리하고 있는데 주로 대동강·금강·낙동강·보성강 유역에서 발견되고, 청천강 이북의 평안북도지방이나 함흥 이북의 함경북도지방에서는 청동기의 발견이 아주 드물다. 한반도에서는 의주 미송리나 함북 어랑, 함남 북청에서 나온 청동도끼나 약간의 용범을 제외하면 요령식동검문화의 표지가 되는 요령식동검은 청천강-함흥 이북에서 전혀 발견된 예가 없다. 이런 현상은 이 문화의 영역이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된다.
요령식동검은 형태에 따라 전형적인 것과 변형 동검이 있다. 전형적인 형태는 부여 송국리를 비롯하여 청도 예전동과 전남 해안의 남방식 고인돌에서 집중적으로 출토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주요 분포권은 전남지방을 들 수 있다. 변형 형식의 동검은 대동강유역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또 요령식동검의 꼬다리에 홈이 있는 동검은 한반도에서만 보이는 형식이다. 이런 형태는 부여 송국리의 동검과 동검 파손품으로 만든 끌을 비롯하여 전남지방의 고인돌과 경북 상주·창원 진동리 등 충청도-경상도 이남 지방에서만 발견되고 있고 그 이북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도 특이한 현상이다.
청동기를 만든 재질로 보면 전남지방의 고인돌에서 출토한 동검들은 부식이 심해서 기타 지역에서 발견되는 동검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우산리0107)의 경우에는 부러진 동검을 재가공하여 2점의 동검을 만들어 고인돌에 부장하였다. 송국리의 경우에도 동검의 꼬다리를 손질하여 끌로 전용하여 쓰고 있어 재료나 주조에 관련된 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전남지방의 경우 부장품 대부분이 부러진 동검 파편들이거나 불완전한 청동기이다. 조악한 재질, 불완전한 청동기, 고인돌 유적 등 이런 요소들이 전남지방 청동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0104) | 有光敎一,≪朝鮮磨製石劍の硏究≫(京都大學 文學部 考古學叢書 2, 1959). 梅原末治·藤田亮策,≪朝鮮古文化綜鑑≫(1)(奈良;養德社, 1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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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 韓國考古學會,<扶餘 松菊里出土 一括遺物>(≪考古學≫3, 韓國考古學會, 1974). 金永培·安承周,<扶餘 松菊里 遼寧式銅劍 出土 石棺墓>(≪百濟文化≫7·8, 公州師大, 1975). 姜仁求 외,≪松菊里≫Ⅰ(국립박물관 고적조사보고 11, 국립중앙박물관, 1979). |
0106) | 李榮文·鄭基鎭,≪麗水 五林洞 支石墓≫(全南大 博物館·麗川市, 1992). ―――,≪麗川 積良洞 상적 支石墓≫(全南大 博物館·麗川市, 1993). 李榮文·崔仁善·鄭基鎭,≪麗川 平呂洞 산본 支石墓≫(全南大 博物館·麗川市, 1993). 李榮文,≪麗川市 鳳溪洞 支石墓≫(全南大 博物館·麗川市, 1993). 宋正鉉·李榮文,<牛山里 내우 支石墓>(≪住岩댐水沒地域 文化遺蹟發掘調査報告書≫Ⅱ, 全南大 博物館·全羅南道, 1988). 尹德香,<德峙里 신기 支石墓>(≪住岩댐水沒地域 文化遺蹟發掘調査報告書≫Ⅲ, 全南大 博物館·全羅南道, 1988). |
0107) | 宋正鉉·李榮文, 위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