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기술
1. 농업과 농업기술
조선 전기 농업기술에 대한 연구는 적지 않지만, 아직도 농업생산력을 둘러싼 여러 조건에 대한 총체적인 해명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조선 전기의 농업과 농업기술을 해명하는 일은 그 시대의 사회적 생산력뿐 아니라 당시의 사회구성체를 밝혀내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농업문제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맞닿는 종합과학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한 점 때문에 오랫동안 조선사회의 물질적 토대를 이해하려 시도해 온 우리 학계의 숙원은 무엇보다 이 시대의 사회적 생산력 규명에 놓여질 수밖에 없으며, 농경사회였던 당시 사회에서 이는 결국 독특하였던 당시의 농업기술의 분석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동안 조선 전기 농업에 대한 여러 연구들은 당시의 농업을 각각 나름대로 정의해 왔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이들의 성과들을 무엇보다 조선 전기 농업개황과 생산요소, 그리고 제반 기술을 중심으로 개관할 것이다. 특히 조선 전기 농법에 대해서는 水田農法, 旱田農業, 鋤地法, 施肥法, 耕法, 農具 등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이 시대 농업의 성격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