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서예
조선은 性理學을 건국이념으로 하면서 사회의 여러 방면에 걸쳐 유교적 체제를 정비하여 갔다. 그러나 불교문화를 위시하여 오랫동안 축적된 고려시대의 유풍은 조선의 문화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으며 미술도 예외가 아니었다. 조선 초기의 서예는 元의 새로운 서풍을 받아들인 고려말의 전통을 이으면서 이를 발전시켜 갔다. 건국초에서 성종대까지의 서예를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松雪體가 유행하였다. 고려말에 유입된 원나라 趙孟頫의 송설체는 조선시대에 들어와 널리 확산되어 조선 제일의 서체로 자리를 잡았으며 이후 조선 중기 전반에 걸쳐 풍미하였다. 둘째, 王羲之體의 전통이 지속되었다. 통일신라·고려시대 이래의 서풍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던 왕희지체는 조선 초기에도 변함없이 존숭되어 서예의 기반을 이루었다. 셋째, 이 밖의 고려말 서풍이 조선초로 이어져 金石과 寫經에 그 영향을 다분히 나타냈다. 넷째, 훈민정음 반포 초기의 한글서체는 점차 쓰기에 편리한 筆寫體로 변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