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한글서체의 필사화
훈민정음 반포 초기의 판본에 보이는 한글서체는 점차 쓰기에 편리한 필사체로 변화하였다. 한글서체가 비롯되는≪訓民正音≫에서는 네모 안에 글자
의 간격이 일정하며 篆書의 획법에 따라 획끝을 둥글게 하였다. 이후 간행된≪龍飛御天歌≫(1447)·≪釋譜詳節≫(1447∼1449)·≪月印千江之曲≫(1447∼1449)·≪東國正韻≫(1448) 등의 판본에서는 자형을 그대로 하면서 획끝을 모나게 하였으며 아래아(·)를 제외한 모음의 점이 짧은 획으로 변화하였다.
그 뒤≪洪武正韻譯訓≫(1455)·≪月印釋譜≫(1459)·≪牧牛子修心訣≫(1467)·≪蒙山法語略錄諺解≫(1472) 등의 판본에 이르면 더욱 필사화되었다. 자형은 대체로 이전을 유지하였지만 획법은 楷書로 필사한 것처럼 확연히 달라졌으며 아래아(·) 원점도 필사에서의 점()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필사화 현상은<五臺山上院寺重創勸善文>(1464)에서 특히 잘 나타났다. 이후 한글서체는 조선 중기를 거치면서 특유의 필사체로 발달되었다.838)
<李完雨>
838) | 예술의 전당 엮음,≪조선시대 한글서예≫(미진사, 1994), 12∼3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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