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직류

가) 면 화

　전통사회에서 의류직물은 직접생산자인 농민이 작물을 재배하고, 겨울인 농한기에 물레 등의 기기를 이용하여 지어 입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17세기 이후가 되자 사회적 분업이 발달하면서 농업과 수공업이 점차 분리하게 되었고, 나아가 원료인 棉花 등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형태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한 곳의 대표적인 지역은 충청도의 陽山과 沃川 등지였다. 그 곳은 잘 알려져≪농가집성≫에 기록되었고, 그 곳의 농민은 그것만을 경작하여 富를 얻을 수 있었다.0086) 18세기 중엽에≪擇里志≫에서도 충청도의 옥천과 양산에서 면화를 재배하는 것이 이익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옥천과 양산은…논이 적은 까닭으로 주민들은 오로지 면업을 생업으로 삼는다. 이것으로 장사하는 이익이 족히 기름진 논을 대항할 만하므로 生利도 또한 위의 네 郡보다 덜하지 않으니 진실로 高人 逸士가 살 만한 곳이다(李重煥,≪擇里志≫溪居).

　그 외 충청도의 金遷·嘉興·木川·全義·燕岐 등의 지역이 면화 재배에 적당한 곳으로 일컬어지고 있었다.0087) 그러나 원래 목화 재배에 가장 알맞은 지역은 경상도와 전라도였고, 그 다음이 충청도였다.0088) 실제로 18세기 중엽에 면화 재배에 적합한 지역으로서 실제로 면화 재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던 곳은 경상도의 安東·義城 등 10여 개 읍, 전라도의 茂朱·錦山 등 7∼8개 읍, 충청도의 옥천·永同 등 6∼7개 읍, 황해도의 鳳山·黃州邑 등이었다.0089) 이와 같이 면화를 재배하여 이익을 얻는 것도 활발하였다.

나) 모 시

　모시(苧布)는 재배지로서 충청도가 유명하였다. 17세기에는 충청도의 林川·韓山·舒川이 유명한 산지로 인정되었다.0090) 18세기에도 그러한 현상은 그대로 계승되었다.≪택리지≫에는 “충청도의 서천·한산·임천 등이 모시 재배에 적당하였고, 모시 재배에 따른 이익이 전국에서 제일 많다”0091)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19세기에도 이어져 충청도의 각 읍에서 모시를 재배하게 되었으며, 가장 이익이 많은 곳은 역시 임천과 한산이었다.0092)

　조선 후기에는 면화와 모시처럼 농작물 재배에 따른 이익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분업이 발달함에 따라 수공업이 발달하게 되었으며 그에 따른 이익도 증가하였다. 당시 일반 평민들이 입는 옷은 綿布와 麻布(삼베)였는데, 상품화폐경제의 발달로 인하여 손수 지어서 입는 것보다는 구입해서 입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하여 장시에서도 면포와 마포는 수요 상품으로서 거래되었다.＜표 3＞에서 보듯이 19세기초의 기록에 의하면 면포는 325곳의 장시 중에서 254곳에서 거래되었고, 마포는 325곳의 장시 중에서 150곳에서 거래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였다.

　그러한 수공업제품의 생산은 각 지역에서 행해졌지만, 특별히 제품을 잘 만드는 제조장이 있었고, 그것은 지역적 특성을 지니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었다. 예를 들면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는 면포, 충청도와 황해도에서는 苧布, 함경도와 강원도에서는 마포, 평안도와 충청도에서는 綿紬 등이 유명하였다.0093) 이와 같이 지역적 특성을 나타내면서 수공업 제품이 특화되고 있었고, 각 지역은 수공업 제품을 제조·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얻기도 하였다. 이것을 지역별로 다시 살펴보면, 면포는 松都木·高陽木 등이 유명하였고, 마포는 安東布·吉布·會寧布 등이 유명하였으며, 저포는 한산과 임천산이 유명하였다.0094) 이와 같이 18·19세기에는 상품작물뿐만 아니라 수공업제품들도 지역적으로 특화되면서 상품화되었고, 그에 따른 이윤도 확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