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문시가와 한시
이 시대의 운문문학을 크게 국문시가와 한시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때, 국문시가에서의 새로운 양상들이 좀더 풍부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한시의 경우에는 詩風 및 미의식과 소재적 관심의 차원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으나, 양식 자체의 교체 또는 새로운 출현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에 국문시가 쪽에서는 앞 시대로부터 이어지는 양식들의 성격변화 및 분화와 함께 새로운 양식의 출현 또한 활발했다.
辭說時調의 성행이 그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역사적 변화에 해당한다. 사설시조라는 양식 자체는 그 발생시기를 16·7세기로 거슬러 올려 볼 수 있지만, 그것이 다수의 작품으로 등장하여 사설시조다운 특질을 뚜렷하게 보인 것은 17세기 말 내지 18세기 초기 이후부터이다. 사설시조의 본격적 융성에 의해 18세기 이후의 시조사는 단아하게 균형 잡힌 平時調와 분방한 미의식을 구사하는 사설시조가 어울리면서 훨씬 더 풍부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歌辭는 장편화된 紀行歌辭·風物歌辭가 많이 창작되는 한편, 주로 여성들 사이에서 閨房歌詞(辭)가 성행하게 되었다. 서민층의 체험과 밀착된 영역에서는 희극적 서민가사와 애정가사들이 출현하여 새로운 관심사를 조명했다. 음악 및 시정 연예의 발달과 병행하여 등장한 인접 갈래로는 十二歌詞와 雜歌가 있었다. 이들 사이에서 작품 및 소재의 상호 차용과 영향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이 시대의 가사는 더욱 다채로운 양상으로 분화되어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