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중·일의 정세
(1) 화이사상과 중국의 조공제도
19세기 초기의 東아시아는 극히 제한된 무역을 제외하고는 서방세계와 거의 교섭이나 접촉이 없는 폐쇄된 天地였다. 이 東아시아에는 中國을 중심으로 형성된 세계질서가 존재하고 있었는데 중국 사람들은 이를 華夷秩序라고 했다. 이 화이질서는 세계를 單一帝國으로 간주한 고대 中國人이 문명이 발달한 자기들을 ‘華’ 또는 ‘中華’라 하고, 문명이 뒤떨어진 주변 異民族을 ‘夷’ 또는 ‘四夷’(東夷·西戎·南蠻·北狄)로 구별한 사상과 인류사회에는 신분의 상하와 지위의 우열을 구분하는 위계질서가 있어야 한다는 유교사상에 기초한 것이었다. 화이질서는 중국을 宗主國으로 하고 모든 이민족 사회나 국가를 그 ‘藩屬’ 또는 ‘屬邦’으로 하는 宗屬體制에 구현되어 있었으며 이 체제는 종주국인 중국과 속방 또는 번속과의 관계를 조직관리하는 중국의 朝貢제도에 의하여 운영되었다.001)
중국을 중심으로 한 東아시아 세계질서는 漢 王朝(前漢:BC 206∼AD 8;後漢:AD 25∼221)시대에 그 原型이 형성되었다. 그후 천 수백 년에 걸쳐 중국대륙에서 분열과 통일이 번복되고 여러 왕조가 교체되었으며 특히 여러 북방 이민족이 수립한 ‘征服王朝’가 등장하여 漢민족의 우월성에 관한 神話가 무너짐에 따라 화이질서도 동요와 혼돈에 빠지게 되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조공제도도 우여곡절과 消長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14세기 후반에 漢민족에 의한 강력한 통일 왕조인 明(1368∼1644)이 등장하자 중국에서는 화이질서가 회복되고 동아시아 천지에는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다시 확립되었다. 이리하여 중화제국의 종속체제와 조공제도가 제도적으로 정비되었다. 이때 정비된 체제와 제도는 그후 19세기말에 가서 마지막으로 붕괴될 때까지 크게 변함없이 지속하였다.
001) | 古代 中國의 天下思想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는 많이 있는바 국내에서는 金翰奎,≪古代 中國的 世界秩序 硏究≫(一潮閣, 1982). 그리고 국외에서는 John K. Fairbank, ed., The Chinese World Order:Traditional China's Foreign Relations(Cambridge, Mass.:Harvard University Press, 1968)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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