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외교활동
1. 한반도 중립화 운동
1) 한반도 중립화론의 대두
19세기 이후의 朝鮮은 이른바 西勢東漸으로 표현되는 열강의 개방압력에 직면하게 되면서 일본을 비롯한 구미열국과의 불평등조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뒤이어 전개된 청일전쟁 결과 전통적인 對淸事大外交의 와해와 새로운 국제질서에의 재편입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변화가 현실적으로 조선의 상대적인 약체를 증명하는 것으로 전개됨에 따라 이제 약체 조선의 존재방식은 국내외적으로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어 갔다. 이 시기에 제기된 淸에 의한 屬邦化論, 일본에 의한 保護國化論, 러시아·일본 등 외세에 의한 領土分割論, 국내외로 부터의 中立化論 그리고 주체적인 完全自主論 등이 바로 그 구체적인 표현이었다
이 가운데서 한반도 중립화론은 이 당시 조선의 처리방안 중에서 외세나 조선정부당국 또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가장 폭 넓은 범위에서 제기되었으며, 유럽의 경우를 보더라도 ‘약소국의 중립화’는 당시의 보편화된 세계질서인 약육강식 현상 가운데서도 오히려 이들 제국주의 열강의 역학관계를 적절히 활용한 결과로서의 성공사례로 종종 등장하였다. 스위스는 그들의 주체적인 노력과 나폴레옹전쟁의 전후처리를 위한 열강의 비엔나협약(1815)에 따라 무장중립국이 되었고 벨기에는 런던조약(1831, 1839)에 의해 비무장중립국으로 되었는가하면, 룩셈부르그도 런던협약(1867)으로 중립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