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장인환·전명운 의거의 영향과 의의

장인환·전명운의 스티븐스 사살은 당시 미주 교포 신문인≪共立新報≫와≪大同公報≫, 그리고 미 일간지≪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의해 보도되었다. 국내에는≪大韓每日申報≫에 의해 사건 2일 후 알려져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보도되었고,0444)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서 발간된≪海朝新聞≫, 그리고 그 뒤에 발간된≪大東共報≫등에도 보도되었다. 이를 통해 국내외에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후 항일민족운동의 전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장인환·전명운이 동포들에게 보낸 寄書는 항일의식과 국권수호의지를 북돋우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스티븐스를 저격하다가 중상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중이던 전명운은≪공립신보≫에 기서하여, 스티븐스가 을사5조약을 강요하여 외교권을 일본에 양도하고 정미7조약을 맺어 고종을 협박하고 정부를 양도한 장본인이라고 지적하고, “일본이 세계의 이목을 가리고 한국을 아주 병탄할 뜻으로 스티븐스를 미국에 밀파하여 한국이 자립할 자격이 없다고 설명하여 열국의 간섭을 막으려 했다. 만일 이 때에 그냥 있으면 한국의 참혹한 형상을 세계에 설명할 곳이 없게 되는 까닭에, 스티븐스를 죽여 앞의 원수를 갚고 후의 화를 막기로 결심하고 스티븐스를 저격하였다”고 밝히고, 금일 우리의 사세를 보건대 병력으로 대적할 수 없으므로 부득이 이런 계교가 나왔다고 했다. 그러므로 국내외 동포는 합심하여 자기 몸을 돌아보지 말고 옳은 일을 행하면 독립자유는 머지 않아 회복될 것이라고 부탁하였다.≪공립신보≫는 이어서＜전씨 애국가＞를 게재하였다.

여화 우리 동포들아 일심애국 힘을 써서

四千년래 신성동방 신세계에 빛내보세.

사농공상 동력하면 대한제국 자연 부강

자유독립 하고보면 세계상에 제일일세.

잊지마라 잊지마라 충군애국 잊지마라.

일심하세 일심하세 나라위해 일심하세.

건곤감리 태극기를 지구상에 높이 날려

만세만세 만만세로 대한독립 어서하세.

　(≪共立新報≫, 1908년 4월 1일,＜일편 국심＞).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감옥에 복역중인 장인환은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서 발간되는≪대동공보≫에＜謹告愛我同胞諸君＞이란 글을 기고하였다.0445) 그는 “골절에 사무친 원한이 마음에 맺히게 되면, 비록 법률로 허락하지 아니하는 일이라도 주저할 것 없이 행할 것”이라 하고, “국가에 수치가 되는 공적이나 국가를 침해하는 도적을 대하는 데는 공법을 거론할 여지가 없다”고 하여, 스티븐스 저격의 당위성을 밝혔다.

이상의 장인환과 전명운에 의한 스티븐스 사살은 항일투쟁사상 쾌거로서 이후 항일운동에 다방면의 영향을 미쳤다.

첫째, 무장항일투쟁의 기폭제 구실을 하였다. ‘용기 없는 한국민족’이 아니라 ‘용기 있는 한국민족’임을 전 세계에 알려준 최초의 친일 요인 사살사건으로서 한국독립운동사상 획기적 사건이었다. 이후 항일민족운동은 보다 조직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되는 계기를 이루었다.0446)

둘째, 국내 의병투쟁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스티븐스의 사살은≪대한매일신보≫가 자세히 국내에 보도하여 각계 군중을 크게 격동시켰다. 이로 인해 군대 해산 후 의병투쟁의 확산에 박차를 가하였다.0447)

셋째, 러일전쟁 이래 한국병합을 위한 일제침략과 그 하수인의 하나인 스티븐스의 ‘不義飛行’을 국제여론에 호소하는 한 계기가 되었다.0448)

넷째, 미주 한인의 합동과 한인기구의 통일을 가져왔다. 장인환·전명운의 재판을 계기로 단합한 재미 한인 및 시베리아·만주의 한인은 해외에서나마 크게 뭉칠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필요에 따라 여러 곳에 뿔뿔이 세워졌던 단체들은 미주 전체에 걸쳐 하나로 모여 통일된 활동으로 항일하고 국권회복을 하여야 한다는 뜻이 모두에게 퍼져 갔다.0449) 이로써 해외 교포들의 민족운동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되었고, 해외민족운동을 국내 항일민족운동과 연결시키게 되었다.0450)

＜崔昌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