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일제의 패퇴와 대동아공영권 붕괴로 전후 동아시아는 격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였고 반파쇼진영에 참여했던 여러 세력은 각자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였다. 미·소가 한반도를 분할해서 점령하였으며 한국인들은 해방되는 그날부터 자율적인 국가건설운동을 개시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전후 고조되기 시작한 미·소간 긴장과 갈등을 매개로 하여 복잡한 양상을 띠고 전개되었다. 한국의 여러 혁명세력은 일제 식민지하에서 주권 회복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사회경제적 개혁을 추구하였고,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근대화와 사회주의적 혁명노선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분할점령으로 초래된 상황은 어느 한 노선의 선택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고, 자주적 국가건설의 실패로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