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명종과 천리경

오랫동안 서양과 없이 지내 온 우리 조상들은 17세기에 들어와서 여러 가지 놀라운 것을 보게 되었다.

시계가 스스로 종을 쳐서 시간을 알려주는 자명종과 멀리 있는 것을 가깝게 볼 수 있게 해 주는 천리경을 보고 우리 조상들은 놀랐다.

더구나 일본으로 장사하러 가던 서양 사람들이 폭풍을 만나 제주도에 표착하였을 때에는, 그들의 이상한 머리털과 얼굴색을 보고 놀랐다.

중국을 왕래하던 사신들 중에는 그 곳에 살고 있던 서양인들과 사귀어, 서양에 대한 지식이 담겨 있는 책과 여러 가지 새로운 물건을 구해 온 사람도 있었다. 자명종, 천리경과 같은 편리한 물건도 이 때에 들어왔다.

그 후, 천리경의 이치를 알게 되면서 나라에서는 외적의 침입을 감시하는 데 이를 사용하였고, 이 무렵부터 서양의 과학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이 무렵, 청나라에는 서양인 신부들이 많이 와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서양의 여러 가지 풍습에 관한 책이나 세계 지도를 얻을 수 있었고, 천주교에 대한 책도 얻어 올 수 있었다.

이 때부터 우리 나라의 여러 학자들은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고, 중국 이외에도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차차 늘어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