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4장 전통 연희 집단의 계통과 활동2. 삼국시대의 연희 담당층

귀족에 고용되는 연희자

고구려는 한반도의 중부 이북 지방과 요하(遼河)의 동쪽 지방을 차지하는 강력한 국가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꽃피웠다. 특히 웅장하고 화려한 고분 벽화 중에는 연희 집단의 모습을 보여 주는 귀중한 장면이 있다.

현재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시(輯安市) 루산(如山) 남쪽 기슭에 있는 제458호 묘는 무용총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다. 현실(玄室)의 동남쪽 벽에 는 주인을 위하여 노래하는 일곱 명과 춤을 추는 다섯 명이 그려져 있다. 이 가무단은 신분이 높은 사람의 집에 소속된, 노래와 춤이 전문인 집단으로 여겨진다.

<무용총 가무도>   
중국 지린성 지안시 루산에 있는 무용총의 벽화로, 남녀가 대열을 짓고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을 그렸다. 춤추는 다섯 명 아래에 일렬로 서 있는 일곱 명의 남자는 주악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다.

가무단이 부르는 노래나 춤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말을 타고 출타하는 주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거나 흥을 돋우기 위한 연희가 아닐까. 모든 무용수들의 팔이 뒤쪽으로 올린 동작을 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 맨 앞 사람과 뒷사람은 주인을 향하여 머리를 약간 숙여 절을 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하인이거나 전문 연희자로 고용된 신분임을 나타내고 있다. 즉, 연희자의 모습 가운데서 고구려에는 지배 계층에 소속되어 연희를 전문으로 하는 집단이 존재했던 사실을 찾을 수 있다.

[필자] 박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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