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수행 비서와 경호원
조선시대에 내시(內侍)는 왕실의 의식주를 책임지고 궁궐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궁궐의 법도와 풍속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또한, 내시는 가장 가까이에서 왕의 행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왕명을 전달하기도 하며 왕의 수행 비서 역할도 하였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자도 있었다. 원래 내시는 왕궁에서 음식물 감독, 명령 전달, 궁문 수직(守直), 청소 등에 관한 직무를 맡는 내시부 소속의 관원이다. 조선시대 내시의 지위는 고려에 비해서 높았으나 역할은 궐내 잡일로 한정되었다. 인원은 모두 140명이며 1년에 네 차례 정기적으로 임무를 조정하고 인사를 단행하여 그에 따라 역할과 임무가 주어졌다.151)
내시부 관원에게 주어지는 소임은 다양하나 항상 왕과 함께하면서 왕을 모시는 수행 비서는 정4품 상전(尙傳)으로 왕의 명령을 승정원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내시부의 으뜸 벼슬은 종2품 상선(尙膳)으로 정원은 두 명인데 각각 왕의 수라를 책임지거나 내시부사로서 내시부 전체를 통솔하였다. 정3품 상온(尙醞)은 궁궐의 술과 차를 맡고 종3품 상약(尙藥)은 약을 담당하였다. 그 밖에도 내시는 궐내의 잡다한 일을 맡아 하였다. 4품 이하의 내시부 관원은 문무 관리의 출근 일수 규정에 따라 품계를 올려 주고, 3품 이상은 임금의 특별한 지시가 있어야 올려 준다.152) 내시의 옷차림은 궐내의 일상에서는 일반 문무백관과 같이 품계에 따른 사모·단령의 상복 차림이다.
별감(別監)은 궁중에서 잡직(雜職)을 맡아 하는 기관인 액정서(掖庭署)
소속으로 왕의 경호를 담당하였다. 직책과 소속에 따라 대전별감, 중궁전별감, 세자궁별감, 세손궁별감, 처소별감 등이 있다. 별감은 특히 왕이나 세자가 행차할 때에 왕의 가마 옆을 시위하였다. 시위 업무를 수행할 때의 예복은 참여하는 행사에 따라 단령·직령·철릭(帖裏) 등을 입었고, 궐내에서 일상적으로 생활할 때는 직령을 입고 머리에는 초립(草笠)이나 건(巾)을 썼다. 왕과 왕세자를 시위하는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는 보편적으로 건을 쓰고 단령을 입었으며, 왕의 교외 행차 시 옆에서 시위할 때는 초립을 쓰고 철릭을 입었다.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포 종류인 직령을 착용하였다. 별감은 품계가 주어지는 관직이 아닌 잡직이었으나 궁중의 크고 작은 행사에 관여하여 실질적인 권세를 누렸기에 복식도 화려하였고, 왕과도 가까워 모습과 기개가 당당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행사 시 기생을 수습하고 안배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기방(妓房)의 실질 운영권을 장악했을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였고, 당대 유행을 주도한 사교계의 대표 주자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