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5장 우리 먹을거리의 명품, 김치1. 김치의 역사

여름철에 먹기 좋은 무장아찌

고려시대에 이르면 불교가 전래되어 육식을 절제하고 채소를 선호하게 된다. 조금 후대의 기록이기는 하지만 『고려사(高麗史)』와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에서 ‘저(葅)’라는 용어가 확인된다. 『고려사』 「예지(禮志)」에 제사(祭祀) 음식으로 부추김치·순무김치·미나리김치·죽순김치 등 네 종 류가 등재되어 있다. 이렇듯 고려시대에는 부추·미나리·순무·죽순 등을 김치 재료로 이용하고 있었다.

<순무물김치>   
순무는 고대의 김치 재료이다. 고문헌에 무청(蕪菁)으로 표기되어 있다. 삼국시대의 김치는 장아찌 형태였는데, 고려시대에는 절임형 김치가 나타났다.
<동치미>   
고려시대에는 절임형 김치에서 새롭게 개발된 종류가 나타났다. 나박김치, 동치미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동치미는 국물 있는 김치 무리이다.

고려시대의 김치는 삼국시대의 장아찌에서 변형된 동치미나 나박김치 등이 새롭게 개발되었음이 확인된다. 1241년(고종 28)에 간행된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김치를 ‘염지(鹽漬)’라 표기하고 있다. 또한 이규보는 가포육영(家圃六詠)이라는 시를 지어 “무청을 장(醬) 속에 박아 넣어 여름철에 먹고 소금에 절여 겨울철에 대비한다.”라고 읊었다. 이렇듯 고려시대 여름철에는 무장아찌, 그리고 겨울철에는 소금에 절인 순무김치를 선호하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삼국시대의 김치는 순무·가지·부추·고비 등과 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여서 만든 장아찌 형태였는데 이것이 통일신라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동치미와 나박김치 등 침채류로 변형되었던 것이다.

[필자] 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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