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한국음악사의 전개양상
한국음악의 역사가 어떠한 변천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렀는지는 시대에 따라서 양상을 달리하였다. 시대 변천에 따른 음악사의 전개양상을 찾아내기 위한 시대구분에는 여러 가지의 견해들이 가능하고, 논의가 복잡하다. 그렇지만 시대마다의 음악수용층과 외래음악의 수용에 따라 등장한 음악의 갈래를 일차적인 기준으로 삼는다면, 시대구분의 대략적인 윤곽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음악사의 시대구분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대 변천에 따라 등장하여 변천된 음악의 갈래들이기 때문이다.
한 시대의 음악적 양상을 보여주는 음악의 갈래로서 鄕樂·唐樂·雅樂, 그리고 洋樂·國樂은 각기 그것대로 음악사의 실질적인 변천를 입증하는 갈래명들이다. 그래서 음악의 갈래들이 시대마다 서로 경쟁하면서 이룬 역사가 고대 이래로 현재까지 전개되고 있다. 두드러진 구실을 하는 음악의 갈래가 시대에 따라서 다른 양상으로 서로 교체되었다. 따라서 음악의 여러 갈래들이 경쟁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전개된 변천양상을 정리해서 살피면, 한국음악사의 대세에 대한 체계적 이해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다.
처음에는 향악만이 있었는데, 그 시기는 기원 전후부터 시작되는 고대이다. 그러다가 전제왕권에 의한 고대국가의 설립 이래로 외래음악의 수용에 따라 등장한 당악과 아악은 고대에서 중세로 전환시킨 음악의 갈래들이다. 7세기 이후 당나라 및 12세기 송나라로부터 수용한 당악과 아악이 중세음악사의 큰 흐름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고대의 향악은 중세의 당악 및 아악과 공존하였다. 17세기 이후에는 궁중 밖에서 민간음악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궁중의 향악·당악·아악과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들어설 수 있었다. 19세기 후반부터 등장한 서양음악 곧 양악은 근대음악 성립의 결정적인 계기를 만든 갈래였다. 중세 향악·당악·아악의 갈래는 근대로의 이행기에 나온 민간음악과 더불어 국악의 이름으로 근대의 양악과 공존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