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한국식청동사회의 의식주생활
이러한 요령청동문화인들과 한반도의 무문인들 사이의 문화적 융합의 결과 이룩된 한국식청동문화의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무문농경생활과 큰 차이 없는 생활을 영위하였다. 쌀농사를 비롯한 곡식농사가 더욱 확대, 정착되어갔으며, 오곡을 위주로 하여 가축의 사육과 지역에 따른 담수어로의 병행이라는 전통적인 촌락생활이 더욱 더 완숙하게 정착되어 갔을 것이다.
우리 나라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쌀과 잡곡농사를 위주로 하면서 가축을 사육하고 강가에서 약간의 담수어로를 병행하는 농경정착 취락생활이라 한다면 그 원형은 바로 청동기시대의 무문토기인들의 생활이다.
즉 오곡을 위주로 한 식생활 풍습과 장방형의 집터에 볏집과 같은 잡초로 지붕과 벽을 입히는 초가집의 원형과 삼베와 같은 야생의 섬유질을 이용하여 만든 의복 등의 시초는 모두 무문인들의 의식주생활에서 비롯한 것이며, 역사시대 이래 전통농가에서 사용하는 다종다양한 용기와 도구들도 사실상 모두 그 원형을 청동기시대 무문토기문화에서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청동기시대 당시의 구체적인 의식주생활의 증거들은 아직도 영세하지만 그 생활의 내용은 쌀농사를 주로 하여 오곡농사를 행하고 가축사육을 부업으로 하면서 근처의 강에서 민물고기도 잡아먹으면서 생활하던 전통농가의 시원적인 생활상을 상상하면 그것이 바로 청동기시대 한반도 주민들의 생활이었다고 상정해도 좋을 것이다.
<盧爀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