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당악과 당악정재
고려의 당악은 통일신라의 당악과 개념상 서로 다르다. 왜냐하면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당악의 개념이 변천되었기 때문이다. 통일신라의 당악은 그 용어의 뜻대로 당의 음악을 의미했지만, 고려당악의 개념은 전승받은 신라 당악의 바탕 위에 송의 음악을 첨가시킨 넓은 의미로 변천되었다. 따라서 고려의 당악은 당의 음악에 한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음악의 뜻으로 확대되었고, 이러한 광의의 당악이 조선왕조에 그대로 전승되었다.
12세기 송나라의 대성아악이 수입되기 이전부터 당악은 왕립음악기관의 좌부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우부의 향악과 함께 고려음악사의 주류를 이루었다. 넓은 의미의 당악이 고려시대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음악사적 관점에서 중요시되는 사건이었다. 통일신라의 당악이 고려왕조를 거치는 동안 자주적으로 수용된 송나라의 음악문화에 의해 새롭게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려음악사의 물줄기를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시킨 송나라의 음악문화가 어떻게 고려에 자주적으로 수용되었을까 우리의 관심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