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민속과 의식주
1. 촌락제의와 놀이
1) 촌락제의
사람은 같은 고장에 모여 오래 살다 보면 공동체가 형성되고 자연에 의해서 재해를 입거나 인위적으로 재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재해에서 벗어나고자 공동으로 또는 선발된 대표가 신에 기원하고 제의를 거행하는데 이러한 祭儀를 촌락제의라 말할 수 있다. 촌락이란 말은 현재는 도시에 대한 시골마을이란 뜻도 포함되어 있으나 고대사회에서는 인간이 모여 사는 마을공동체를 뜻하였다.
인간의 생활은 개인적인 경우 즉 가정에서의 생활은 한 사람만의 문제이나 일단 집 밖으로 나가 마을의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경우에는 공동체가 형성되고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비가 내리지 않아서 한발이 계속 되거나 그와는 반대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홍수가 나면 개인만이 아니라 모두의 공동의 문제가 된다. 한발이나 홍수로 가산을 잃게 되고 농경을 할 수 없어 식량이 부족하면 굶어 죽게 되는데 이것은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 공동의 문제이다. 이런 때에 사람들은 모여 공동으로 비가 내리기를 바라면서 祈雨祭나 祈晴祭를 지내게 된다.
수렵시대에는 사냥을 해서 지방분을 얻고 고기를 먹었는데, 큰 짐승이나 맹수사냥은 혼자는 위험해서 할 수 없었으므로 마을사람들이 같이 참여하여 거둔 수확은 규칙에 따라 공동으로 분배했다. 이러한 경우 수렵이 잘 되기를 신에게 빌고 신의 가호로 다치는 일없이 많은 성과를 거두었음을 고맙게 여기는 의식이 있었으니 이 때에도 촌락공동제의가 이루어졌다.
사람은 평안한 생활을 바라고 편안한 생활은 불행한 災禍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사노라면 자연의 재화와 인위적인 재화를 입는다. 인위적인 재화로는 부족간의 전쟁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 개인으로는 어쩔 수 없어 집단이 공동으로 대처하게 된다. 고대인들은 사냥·농경·노동 등 행사의 전후에 신에게 소원을 빌고, 신에게 제사하는 절차를 갖추게 되었다.
제의에는 주기적 제의와 일회성 제의가 있다. 일회성 제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제의하는 것으로 한발·홍수·전쟁 등이 났을 때 임시로 하는 제의이고, 주기적인 제의는 일정한 계절·시일이 되면 연중행사로 해마다 또는 계절마다 제의를 하는 경우이다.
중국의 역대 東夷傳에 기록된 東盟·迎鼓·舞天의식은 매년 거행하였으니 주기적인 歲時風俗이었다. 山祭·서낭제[城隍祭]·堂山祭·洞祭 등의 촌락공동제의는 주기적인 행사로, 우리의 세시풍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촌락제의에 대한 조선 후기의 기록은≪洌陽歲時記≫·≪增補文獻備考≫·≪東國歲時記≫·≪京都雜志≫와 여러 문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