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실학의 연구과정과 성격
일반적으로 말하여 실학은 조선 후기에 성행했던 현실개혁적 사상으로서, 그 사상은 범유학적 경향과 성리학적 가치체계로부터 벗어나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왔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이 실학사상을 제시했던 사람들은 당시 뚜렷한 학파를 적극적으로 형성하여 그 자신들의 주의·주장을 선명히 제시하지는 아니했다. 실학사상은 조선 후기 사회에서 卽自的 사상의 형태로 존재해 왔다. 그러므로 실학의 개념과 그 역사적 기능 및 의미에 대한 구명은 후대의 연구작업을 통해서 제시된 것이었다. 즉 1950년대에 이르러 많은 연구자들이 조선 후기의 사상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18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일단의 현실개혁적 인물들 사이에서 사회개혁의 의식이 새롭게 공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20세기의 50년대 연구자들은 이 사상을 실학사상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따라서 실학사상이 가지고 있는 사상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학연구의 전개과정을 주목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그 연구의 전개과정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해방을 전후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학계에서 실학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개념상의 특성을 다양하게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해방 이후의 연구자들이 실학의 학파를 어떻게 유형화시키고, 실학자들의 사상경향에 따라서 그들에게 어떠한 계통을 설정했는지, 그리고 실학의 역사적 의미와 그 연구를 어떻게 전망할 것인지 살펴고자 한다.485)
485) | 趙 珖, 앞의 글(1992), 416∼42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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