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근대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2. 식민지 수탈구조의 구축5) 금융·재정의 식민지적 재편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1. 무단통치체제의 확립
          • 2) 조선총독 지배하의 탄압기관
        • 2. 식민지 수탈구조의 구축
          • 1) 토지조사사업과 토지수탈기반의 마련
          • 2) 수탈을 위한 농업정책과 한국농민의 고난
          • 4) 광업과 어업의 장악
          • 5) 금융·재정의 식민지적 재편
          • 6)<회사령>과 기업활동의 억압
        • 3. 식민지 지배체제의 특질
          • 1) 일제의 조선침략과 식민주의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1. 국내민족운동
          • 1) 1910년대 국내민족운동의 배경과 경향
          • 2) 의병계열의 민족운동단체
          • 3) 계몽운동계열의 단체
            • (7) 애국창가집 편찬, 배포와 관련된 민족교육투쟁
          • 4) 혁명적 경향의 민족운동단체
        • 2. 해외민족운동
          • 1) 만주
            • (1) 북간도지역의 민족운동
            • (2) 서간도지역의 민족운동
          • 2) 러시아
            • (1) 러시아혁명 이전의 독립운동
            • (2) 러시아혁명 이후의 독립운동
          • 3) 중국 관내지역
            • (1) 한인의 이주와 한인사회의 형성
            • (3) 한인단체의 활동과 독립운동의 기반조성
          • 4) 미주
            • (1) 미주 한인사회의 형성과 한인단체의 결성과정
            • (3) ‘합병’ 반대투쟁과 군인양성운동
          • 5) 일본
            • (1) 1910·20년대 재일 조선인의 상태
            • (2) 1910년대 일본지역 민족해방운동
            • (3) 2·8운동
            • (4) 1920년대 일본지역 민족해방운동
      • Ⅲ. 3·1운동
        • 1. 3·1운동의 배경
          • 4) 국내 상황
          • 5) 3·1운동의 태동
        • 2. 3·1운동의 전개
          • 1) 3·1운동의 초기 조직화
          • 2) 3·1운동의 발발
            • (3) 국내의 만세시위운동
        • 3. 3·1운동의 해외 확산
          • 1) 중국 만주
            • (1) 북간도의 시위운동
            • (2) 서간도의 시위운동
          • 2) 러시아 연해주
            • (4) 독립선언과 시위운동의 전개
            • (5) 국내진공 계획과 노인동맹단의 독립운동
        • 4. 3·1운동의 영향과 의의
          • 1) 3·1운동에 대한 열강의 반응
          • 2) 3·1운동의 역사적 의의
            • (1) 3·1운동의 민족사적 의의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5) 금융·재정의 식민지적 재편

(1) 금융의 장악

 일제는 1905년 1월 한국의 재정고문 메카타 다네타로(目賀田種太郞)에게 한국의 ‘화폐정리’를 강행시켰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의 화폐제도를 동일한 것으로 만들고, 한국화폐를 일본화폐로 대체시킴으로써 금융·재정을 장악하려는 기도였다. 제일은행 한국지점이 구체적인 실무를 담당한 ‘화폐정리’사업은 제일은행권을 발행하여 한국의 법화로 만들고 이를 종래의 한국화폐와 교환·유통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일제는 ‘화폐정리’사업을 통해 일본상품의 유통과 일본자본의 수출을 보증·강화함으로써 한국을 일제의 경제권으로 편입시키는 기초를 닦았다.

 일본의 제일은행은 한국정부에 대해 거액의 대부를 해주는 채권자로서의 위세를 몰아, 은행권의 발행뿐만 아니라 공채의 인수, 국고금 취급 사무의 수탁, 정부 대부금, 海關稅 취급 등의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했다. 문자 그대로 한국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한국인이 제일은행권을 배척하자, 1909년 10월에 한국인 주주를 배제한 채 ‘한국은행’을 설립하여 중앙은행으로 만들고, 제일은행 대신 한국은행권을 발행하도록 했다.

 일제는 한국강점 직후인 1911년<조선은행법>을 공포하여, ‘한국은행’을 ‘조선은행’으로 개칭하고, 조선은행권 발행과 금융통제 등 중앙은행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일본의 대장대신은 조선은행의 중역 임명권과 업무상 감독권을 장악하였다. 조선총독은 특정사항에 대해서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었다. 조선은행은 보통예금도 취급했으며, 그 영업지역도 일본·중국에까지 미쳐, 일제의 중국침략을 금융적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조선은행의 영업활동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영업 방식에서 대부·담보의 범위가 넓고, 국채·증권과 상품을 담보로 한 대부가 가능하며, 조선총독의 인가를 얻어 공공단체에 대한 무담보 대부, 다른 은행의 업무 대행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일본인 거류민의 경제활동과 생활기반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이었다.137)

 일제는 1912년 10월<은행령>을 공포하고, 보통은행의 설립 기준을 강화하여 한국인의 은행설립을 저지하였다. 일제가 금융기관을 식민지적으로 재편해가기 시작한 것은 한국강점 이전부터였다. 일제는 1906년 3월<農工銀行條例>를 공포하여 농공은행을 본격적으로 설립했다. 농공은행은 1906년 6월∼1907년 1월에 한성·평양·대구·전주·진주·광주·충주·해주·鏡城·공주·함흥 등 11군데에 설립되었다. 이들은 1907년 6월∼1908년 8월에 한호·평안·경상·전주·광주·함경의 6군데로 통합되었다. 그리고 1911년 말에는 지점·출장소를 30개로 확장시키고 자본금도 증대시켰다. 농공은행은 조선식산은행으로 합병되는 1918년 10월에는 본점 6개, 지점 및 출장소 41개를 소유하여, 한국내 은행 점포수 112개소의 40%를 차지하였다.138)

 한국에서 최다의 지점망을 가지고 있던 농공은행의 업무는 명목상으로는 ‘농공업의 개량·발달’을 위한 자금의 공급이라고 했으나, 장기 부동산담보 대부와 공공단체에 대한 무담보 대부가 주업무였다. 그러나 그 자본금은 일본정부의 출자 및 무이자 대부금이었다. 농공은행은 지주와 비교적 부유한 농민에 대한 고리대적 착취를, 그리고 토지와 원료 등 자원의 수탈과 유통망 장악을 위한 자금을 지원했던 것이다. 나중에는 어음할인 및 보통은행 업무도 겸임했다. 일본정부의 대부금도 증가하여 1912년에는 소액대부까지 하게 되었다. 일제는 1914년 5월에<농공은행령>을 공포하여 보통은행 업무와 생산물에 대한 대부 등 업무를 확장하였다. 농공은행의 점포가 철도역과 항구에 집중적으로 설치된 것은 일본인 상인을 주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전략 때문이었다.139)

 일제는 제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하여 일본의 금융자본이 확립됨에 따라 1918년 6월<조선식산은행령>을 공포하여, 농공은행을 조선식산은행으로 개편하였다. 조선식산은행은 지주·자본가의 농민 수탈, 식민지적 공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담당하였다. 또한 조선총독의 감독 아래 부동산 혹은 농공업을 대상으로 한 장기금융을 하고, 조선총독부·일본대장성의 적극적 보호와 지원 아래 보통·저축·권업·흥업은행의 역할을 담당하는 종합은행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조선식산은행은 채권을 발행하고, 그 자금을 대지주·농업경영회사,<산미증식계획>의 ‘토지개량’·‘수리조합’, 금융조합연합회 등에 대부하여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140)

 한편 금융조합은 농공은행의 보조기관으로서 중소농민을 대상으로 한 금융업무를 담당했다. 일제는 1907년에<금융조합규칙>을 제정하여 지방금융조합을 만들었다. 이것은 1914년<지방금융조합령>에 의해 한층 더 확장되었다. 일제는 1918년 6월에<지방금융조합령>을 개정하여 지방금융조합을 금융조합으로 개칭하고, 道金融組合聯合會와 都市金融組合을 설립했다.141)

 금융조합은 한국 민중을 장악하려고 한 조선총독부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각별한 보호를 받았다(무이자 자금 대부, 경비 보조). 그리고 조합원에 대해 “경제의 발달에 필요한 자금을 대부한다”는 명목 아래 농촌의 중류계급으로부터 고리대적 착취를 했다. 금융조합은 하층농민의 금융을 표방했지만, 조합원이 되려면 1인당 10원의 출자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농민이 가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금융조합은 조합원수에서는 자소작농·자작농이 많았으나, 운영의 실권과 자금 배분은 지주를 비롯한 지역 유지에 편중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당시 금융조합은 ‘전당포 또는 고리대업자’,142) ‘망국적 착취기관’,143) ‘조선농촌의 吸血管’144) 등등의 통렬한 비판을 받았다. 일본인의 눈에서조차 금융조합은 이렇게 비치고 있었다.

그들은 곤궁한 때에 자기가 지은 곡물을 모두 먹어버릴 뿐 아니라, 볍씨까지도 팔아 조나 보리·오이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본 대지주들은 열심히 볍씨를 매점한다. 매점에 착수하여 돈이 부족하면 금융조합에서 인출하는 일까지 있다. 물론 금융조합에서는 1구좌 당 50金까지만 대출해주지 않지만, 대지주는 一族一門·下僕·使喚의 이름까지 이용하여 몇 구좌라도 빌릴 수 있다. 거기다가 모내기 전이 되면 벼와 쌀은 매우 등귀한다. 5할 오르는가 하면 배가 오르는 일도 있다. … 이미 벼와 쌀을 살 때에 5, 6할이나 지나치게 돈을 더 내고, 그 돈을 빌리는 데에 연리 7, 8할을 지불하고, 생산한 쌀을 반액으로 팔고 있기 때문에, 소농의 고통이라는 것은 참으로 참담한 것이다. 그런데 소농에게 자금을 융통해 줄 목적으로 세워진 금융조합은 소농의 구제는 하지 않고, 도리어 소농의 생피를 빨아먹는 大農에게 흉기를 주는 상황이 되어 있다(久間健一,≪朝鮮農政の課題≫, 1943, 381∼382쪽).

 일제는 “조선은행·동척회사·식산은행은 우리 정부가 이들에 의거하여 조선의 진흥과 발달을 도모하려는 기관임에 틀림없는데 조선인은 이들을 가리켜 조선인을 몰아내는 무기·흉기라 말하고 있다”145)고 푸념했다. 일본은 한국의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한국인이 이것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인이 볼 때도 지방 금융조합들은 조선총독부에 기생하면서 빈농에게 자금을 융통하는 게 아니고 중농 이상의 부자들에게 빈농을 괴롭힐 고리대 자금을 융통해주고 있었다. 금융조합은 사실상 고리대업의 두목격이었던 것이다.146) 그 위에 조선은행과 식산은행이 버티고 있었으니 일제의 금융은 조선은행→식산은행→각도 금융조합연합회→금융조합의 체계를 갖추고 한국농민에게 고리대 조직으로서 군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동척마저 가세하였으니, 어느 지역에 동척이 토지를 매입하고 1戶의 일본인 이민을 유치하면 5호 이상의 한국인이 홀연히 衣食의 방도를 잃고 만주나 연해주 방면으로 정처없이 떠나게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147)

137) 오두환,<일제하 한국의 화폐제도>(≪省谷論叢≫19, 1988).

---,<조선은행의 발권과 산업금융>(≪國史館論叢≫36, 1992).
138) 鄭昞旭,≪日帝下 朝鮮殖産銀行의 産業金融에 관한 硏究≫(고려대 박사학위논문, 1998), 94쪽.
139) 鄭昞旭, 위의 책, 89∼100쪽.
140) 鄭昞旭, 위의 책, 112∼170쪽.

배영목,<조선식산은행과 농업>(≪國史館論叢≫36, 1992).
141) 정용욱,<1907∼1928년 지방금융조합활동의 전개>(≪韓國史論≫16, 서울大, 1987).
142) 車田篤,≪朝鮮協同組合論≫, 56쪽.
143) 阿部薰,≪朝鮮統治の解剖≫, 83∼84쪽.
144) 靜田均,<朝鮮に於ける金融組合の發達>(京城帝國大學法學會,≪朝鮮經濟の硏究≫第3卷, 1937).
145) 同光會本部,≪朝鮮民情視察報告書≫, 18쪽.
146) 中野正剛, 앞의 책, 378∼380쪽.
147) 同光會本部, 앞의 책, 49쪽.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