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조선 시대35권 조선 후기의 문화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3. 음악2) 민속악과 민간풍류의 새로운 전통(1) 성악의 발전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1. 성리학
          • 2) 인물성논쟁의 쟁점과 전개
          • 3) 경학의 심화
          • 4) 의리론의 전개
          • 5) 유기론과 유리론의 대두와 쟁점
        • 2. 양명학
          • 1) 양명학의 이해
        • 3. 천주교의 수용과 전파
          • 1) 천주학과 보유론적 천주신앙
          • 2) 천주신앙 실천과 초기교회의 발전
          • 3) 천주교박해와 지하교회로의 발전
          • 4) 역사적 변인으로서의 조선천주교
        • 4. 불교계의 동향
          • 1) 승단내의 수학경향
          • 5) 국가적 활동
        • 5. 민간신앙
          • 1) 도교·도참신앙
          • 2) 기타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1. 학술의 진흥
          • 3) 규장각의 학술활동
            • (1) 설치와 조직
            • (2) 학술활동
        • 2. 실학의 발전
          • 1) 실학사상의 성립
            • (1) 실학개념의 정립
            • (2) 실학사상의 형성 배경
          • 2) 실학사상의 전개
            • (2) 정치개혁론
            • (3) 대외인식과 역사관의 변화
            • (4) 경제·사회사상의 특성
          • 3) 실학의 연구과정과 성격
            • (1) 연구의 전개과정에 대한 검토
        • 3. 국학의 발달
          • 1) 국어학
          • 2) 언어학
            • (3) 근대국어의 변화
          • 3) 지리학
            • (1) 지리학 발달의 배경
            • (2) 공간관의 변화와 지도학의 발달
            • (3) 지역연구와 계통지리학의 발달
            • (4) 자연지리학의 발달과 환경에 대한 인식
          • 4) 역사학의 발달
          • 5) 백과전서학의 발달
        • 4. 과학과 기술
          • 1) 조선 후기의 전통 과학기술
          • 2) 실제 과학기술의 발달상태
          • 3) 근대 과학기술의 수용-실학과 과학기술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1. 문학
          • 1) 국문시가와 한시
            • (1) 시조
            • (2) 가사
          • 2) 서사문학
            • (1) 한문소설
            • (2) 국문소설
        • 2. 미술
          • 1) 회화
            • (2) 새로운 화법의 수용과 전개
          • 2) 서예
          • 3) 조각
            • (1) 홍성기의 조각
          • 4) 공예
            • (1) 도자공예
            • (2) 목칠공예
          • 5) 건축
        • 3. 음악
          • 1) 궁중음악의 변천과 새 경향
          • 2) 민속악과 민간풍류의 새로운 전통
            • (1) 성악의 발전
            • (2) 기악의 발전
          • 3) 악조와 음악양식 및 기보법
            • (3) 악보와 기보법의 변천
        • 4. 무용·체육 및 연극
          • 1) 무용
            • (1) 궁중무
            • (3) 민속무
          • 2) 체육
            • (1) 편사
          • 3) 연극
            • (1) 산대나희
            • (4) 민속극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다. 판소리의 역사적 발전

 판소리는 조선음악사의 발전과정에서 매우 중요시되는 성악의 한 갈래인데,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의 판소리는 숙종 무렵부터 유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추정의 근거는 柳振漢(1711∼1791)의≪晩華集≫에 전하는 한문시 200구의 춘향가 사설이다.≪만화집≫이외의 판소리사연구에서 중요한 문헌자료로는 宋晩載의<觀優戲>776)·<八道才人等狀>·申緯의<觀劇詩>·신재효의<廣大歌>등이 있다.

장안에 우춘대가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

당대에 누가 과연 후계자가 될 것인가.

한바탕 소리를 잘 하면 많은 비단을 받는데,

권삼득과 모흥갑이 아직도 어리구나.

 송만재의<관우희>에서 뽑은 위의 인용문은 禹春大가 일찍부터 판소리명창으로 활약했음을 보여주는 음악사료이다. 우춘대가 철종 때의 李參鉉의≪二官雜志≫에서는 虞春大로 기록됐지만777) 같은 사람임에 틀림없고 그는 權三得이나 牟興甲보다 한 세대의 선배였다. 따라서 우춘대는 河漢潭 및 崔先達과 함께 정조 무렵부터 판소리명창으로 활동했다. 판소리 열두 마당이 서유구의 사촌처남인 송만재의<관우희>에서 언급된 점으로 미루어, 19세기 전후에 이미 성립됐음이 확실하다.<관우희>에 나오는 판소리 열두 마당은 춘향가·심청가·박타령(興甫歌)·토끼타령·화용도(赤壁歌)·배비장전·옹고집전·변강쇠타령·장끼타령·무숙이타령·가짜신선타령·강릉매화전으로 밝혀졌다.778)

 우춘대보다 한 세대 아래의 권삼득과 모흥갑은 순조 무렵부터 판소리명창의 대열에 참여했음이 순조 27년(1827)의<팔도재인등장>에 나온다. 권삼득·모흥갑과 동년배인 宋興祿·金啓喆·高壽寬·廉季良과 같은 명창들이<팔도재인등장>779) 및 신위의<관극시>780)에 언급됐다. 이러한 판소리명창들이 신재효의<광대가>에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우리 나라 명창광대, 자고로 많거니와,

기왕은 물론하고, 근래 명창 누구누구.

명성이 자자하여, 사람마다 칭찬하니,

이러한 명창들을, 문장으로 비길진대,

송선달 興祿이는, 唾成珠玉 傍若無人,

花爛春城 萬花方暢, 詩中天子 李太白.

牟同知 興甲이는, 關山月色 草木蟲聲,

淸天萬里 鶴의 울음, 詩中聖人 杜子美.

권생원 士仁씨는, 천층절벽 불끈 솟아,

萬丈瀑布 월렁꿜꿜, 文起八代 韓退之.

신선달 萬葉이는, 九天銀河 떨어진다.

明月白露 맑은 기운, 醉過楊州 杜牧之.

황동지 海淸이는, 적막공산 밝은 달에,

다정하게 雄唱雌和, 杜宇啼月 孟東野.

고동지 壽寬이는, 同我婦子 饁彼南畝,

은근문답 하는 거둥, 勸課農桑 白樂天.

김선달 啓哲이는, 담탕한 山川靈氣,

명랑한 山河影子, 遷雲明月 歐陽修.

송낭청 光祿이는, 망망한 長天碧海,

건일 때가 없었으니, 萬里風帆 王摩詰.

주낭청 德基는, 遁甲藏身 무수변화,

농락하는 그 수단이, 신출귀몰 蘇東坡.

이러한 광대들이, 다 각기 所長으로,

擅命을 하였으나, 각색구비 명창광대,

어디 가 얻어보리. 이 속을 알 것만은,

알고도 못 행하니, 어찌 아니 답답하리.

  (≪申在孝판소리全集≫, 연세대 출판부, 1971)

 위에서 보이듯이, 중국의 시인과 비교된 판소리명창들은 李白(701∼762)에 송흥록, 杜甫(712∼770)에 모흥갑, 韓愈(768∼824)에 權士仁, 杜牧(803∼852)에 申萬葉, 孟郊(751∼814)에 黃海淸, 白居易(772∼831)에 고수관, 歐陽修(1007∼1072)에 김계철, 王維(669∼759)에 宋光祿, 蘇東坡(1036∼1072)에 朱德基 등 9명이다. 이 9명의 판소리명창들은 신재효가 생존하였을 때 활약했음이 분명한 이상, 그들은 19세기 전반부터 명성을 얻었으며 또 후세에 자신들의 음악적 특징을 나타내는 더늠을 남겨 주었다.

 권삼득의 더늠은 흥보가 중 제비가에 전하는데, 그는 설렁제라는 독특한 가락을 만든 명창으로 유명하다. 평양감사 앞에서 노래부른 명창으로 유명한 모흥갑의 연주모습이 그림으로 남아 있고(<그림>),781) 그의 더늠은 춘향가 중 이별가에 전한다. 경기도 여주출신의 염계달은 경드름이라는 독특한 가락에 뛰어났으며, 그의 더늠은 춘향가 중 十杖歌에 전한다. 추천목에 뛰어난 고수관의 더늠은 춘향가 중 자진사랑가에 전하며, 석화제를 잘 불러 유명한 김계철의 더늠은 심청가 중 심청이 태어나는 대목에 전한다. 판소리의 중시조 또는 歌王 송흥록은 진양장단을 완성시켰고, 또 판소리의 羽調와 界面調를 새로운 경지로 발전시킨 명창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귀신이 우는 듯한 슬픈 소리의 鬼哭聲을 잘 냈던 명창으로도 유명하다.

<그림>모흥갑의 판소리 연주도     + 참고이미지
서울대 박물관 소장

 19세기 전후에 성립된 판소리 열두 마당 중에서 오직 춘향가·퇴별가·심청가·박흥보가·적벽가·변강쇠가 등 여섯 마당만이 신재효에 의해서 기록으로 남겨졌다. 그러나 이 여섯 마당 중에서 변강쇠가만이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사라졌으며, 나머지 다섯 마당은 판소리명창들에 의해서 금세기까지 전승됐고 현재에도 연주되고 있다. 이렇듯 판소리사에서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인물 신재효는 다음과 같이 廣大歌에서 판소리의 이론을 확실히 제시했다.

광대라 하는 것이, 제일은 인물치레,

둘째는 辭說치레, 그 之次 得音이요,

그직차 너름새라. 너름새라 하는 것이

귀성 끼고 맵시 있고, 頃刻의 천태만상

爲仙爲鬼 千變萬化, 좌상의 풍류호걸

귀경하는 노소남녀, 울게 하고 웃게 하는,

이 귀성 이 맵시가, 어찌 아니 어려우며,

득음이라 하는 것은, 五音을 분별하고,

六律을 변화하야, 五臟에서 나는 소리,

弄樂하여 자아낼제, 그도 또한 어렵구나.

사설이라 하는 것은, 精金美玉 좋은 말로,

분명하고 완연하게, 색색이 錦上添花,

七寶丹粧 美婦人이, 병풍 뒤에 나서는 듯,

三五夜 밝은 달이, 구름 밖에 나오는 듯

새눈 뜨고 웃게 하기, 대단히 어렵구나.

인물은 천생이라, 변통할 수 없거니와,

元元한 이 속판이, 소리하는 法例로다.

 판소리 광대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요건으로 신재효는 인물·辭說·得音·너름새 이상 네 가지를 규정하고 그것을 비유해서 자세히 설명하였다. 판소리 광대의 네 가지 기본요건 중에서도 신재효는 첫째로 인물을 꼽았고, 좋은 목소리로 장단과 가락을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득음을 둘째로 쳤으며, 셋째로는 정확한 아니리로 이야기를 엮어갈 수 있는 사설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넷째로 구성지고 맵시있는 발림으로 청중을 사로잡아야 하는 너름새를 지적했다. 19세기 중엽에 확립된 신재효의 판소리이론은 현재에도 통용되기 때문에, 판소리발달사에서 매우 중요시되어야 마땅하다.

 신재효가 판소리사에서 종요시되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남긴 여섯 마당의 판소리사설 및 광대가의 판소리이론 이외에도 많은 단가를 남겼기 때문이다. 새로 창작한 단가는 成造歌·烏蟾歌·광대가·湖南歌·勸遊歌·治山歌·虛頭歌·漁夫辭·桃李花歌·短雜歌·葛處士十步歌·明堂祝願·방아타령이며, 그는 또 大觀江山·歷代歌·蕭上八景·皐皐天邊 등 13편의 판소리 단가를 수집하여 남겼다.782)

 19세기 전반부터 판소리명창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함으로 인하여, 특히 전라도를 중심으로 지역에 따르는 판소리의 유파가 생겨났다. 東便制·西便制·中高制가 판소리유파의 용어인데, 모두를 싸잡아서 대가닥이라고 불렀다.783) 羽調를 많이 사용하여 씩씩하고 웅장한 가락의 맛을 특징으로 삼았던 동편제 판소리는 섬진강 동쪽지방에 있는 구례·운봉·순창출신의 명창에 의해서 발전됐는데, 송흥록을 동편제의 시조로 삼는다. 섬진강 서쪽의 광주·나주·보성출신의 명창들이 발전시킨 서편제 판소리의 가락은 界面調를 많이 써서 정교하고 감칠맛을 풍기는데, 朴裕全이 서편제의 시조로 꼽힌다. 책 읽듯이 덤덤한 맛으로 노래 부르는 중고제는 경기도와 충청도출신의 명창들이 발전시킨 유파인데, 염계달을 시조로 친다.784)

 19세기 후반을 거치는 동안에 판소리 다섯 마당의 사설이 내용적으로 유교이념을 잘 나타냈기 때문에 끝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다. 부모에 효도를 강조한 심청가, 부부 사이의 정절을 강조한 춘향가, 임금에게 충성을 나타낸 수궁가(퇴별가 또는 토끼타령), 친구 사이의 의리를 중요시한 적벽가(화용도), 그리고 형제간의 우애를 보여준 흥보가(박타령)의 사설들은 삼강오륜의 유교이념에 적합했기 때문에, 판소리 다섯 마당이 조선 후기 사회에서 오래도록 환영받았다.

 천민출신이 아닌 常民의 한량들 중에서 나온 비가비 또는 양반광대는 19세기 판소리의 발달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왜냐하면 양반 못지 않은 학식을 지녔던 비가비들은 판소리의 한글사설에 세련된 한문구를 넣어서 다듬었기 때문이다. 권삼득은 향반출신의 비가비로 대표적인 명창이고,785) 한문에 깊은 조예을 가졌고 진사에 등과했던 鄭春風도 전형적인 비가비로 꼽히며,786) 판소리이론에 밝았던 신재효도 양반광대의 범주에 든다. 이외에 徐成寬·金道先·安益花도 비가비로 활약했던 판소리명창들이었다.787)

 고종 무렵에 활약했던 판소리명창들은 朴萬順·宋雨龍·金世宗·정춘풍·張子伯·李捺致·丁昌業·金正根·韓松鶴 등이었다. 이들 중에서 박만순·송우룡·김세종·장자백은 동편제 판소리를 전승했고, 이날치와 정창업은 서편제를 이어받았으며, 김정근과 한송학은 중고제를 발전시켰다. 이들도 19세기 전반기와 중반기의 명창들처럼 새 더늠을 만들었다. 춘향가를 잘 불러 대원군의 총애를 받은 박만순의 더늠은 춘향가 중 夢遊歌에 전하고, 서편제를 이어받은 정창업의 더늠은 심청가 중 夢恩寺 化主僧이 내려오는 대목에 전하며, 신재효의 제자로 판소리이론에 밝았던 김세종의 더늠은 춘향가 중 천자뒤풀이에 전한다. 새타령에 독보적인 명창 이날치의 더늠은 춘향가 중 自歎歌에 전하고, 적벽가에 뛰어난 비가비 정춘풍의 더늠은 단가 소상팔경에 전하며, 김세종의 문하에서 자란 장자백의 더늠은 춘향가 중 赤城歌에 전한다.

 판소리전통 중에 ‘一鼓手二名唱’ 또는 ‘숫고수 암명창’이라는 말이 전하듯이,788) 판소리명창의 북반주를 맡아 적절한 추임새를 구사하던 고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그런데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고수출신의 명창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송광록과 주덕기가 그 대표적 인물이다. 송흥록의 아우 송광록은 형의 고수로 활약하다가 나중에 명창으로 대성한 사람이고, 주덕기 역시 고수출신의 명창이다. 고수의 이러한 전통이 20세기에 이르러 韓成俊 같은 전문적인 고수로 이어졌다.

776)<觀優戲>는 표지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문헌으로, 申緯의<小樂府>가 같이 수록되어 있으며 연세대학교 도서관 濯斯文庫本이다. 원문은 李惠求,≪韓國音樂硏究≫(국민음악연구회, 1957), 352∼353쪽(大意) 및 363쪽이고, 번역은 張師勛,≪韓國音樂史≫(정음사, 1976), 322쪽에서 옮겼다.
777)金東旭,≪春香傳硏究≫(연세대 출판부, 1965), 37쪽.
778)李惠求,<宋晩載의 觀優戲>(≪韓國音樂硏究≫, 1957), 317∼364쪽.
779)李惠求, 위의 글, 356쪽.

朴憲鳳,≪唱樂大綱≫(한국국악예술학교, 1966), 53∼56쪽.
780)鄭魯湜,≪朝鮮唱劇史≫(朝鮮日報社, 1940), 6쪽.
781)宋芳松, 앞의 책(1984), 사진 26(서울대 박물관 소장 명창 모흥갑의 판소리연주도) 참조.
782)姜漢永,<판소리에 불사른 人生>(≪韓國의 人間像≫5, 신구문화사, 1966), 386∼399쪽.

―――,<申在孝의 판소리사설 硏究>(≪申在孝판소리全集≫, 연세대 출판부, 1969), 1∼29쪽.
783)鄭魯湜, 앞의 책, 10∼11쪽.
784)李輔亨,<판소리의 제(派)에 대한 硏究>(≪韓國音樂學論文集≫,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2), 61∼104쪽.

―――,≪판소리다섯마당≫(한국브리태니커회사, 1982), 8∼11쪽.
785)鄭魯湜, 앞의 책, 18쪽.
786)鄭魯湜, 위의 책, 74쪽.
787)鄭魯湜, 위의 책, 102∼103쪽.
788)鄭魯湜, 위의 책, 254쪽.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