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자
습자(習字)는 글자 쓰기 연습이다. 그러나 습자는 단순한 글자 쓰기 훈련이 아니라 한 획 한 획 쓸 때마다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할 것을 강조하는 인성 교육의 하나로 여겼다. 습자를 이렇게 교육의 한 방편으로 여겼기 때문에 품행이 좋지 않으면 습자 점수를 깎기도 하였다. 또한, 습자할 때에는 바른 자세가 강조되었는데, 글자를 바르게 쓰는 자세에서 바른 생각이 깃든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습자 단계는 처음에는 점 하나하나의 획에 힘을 주어 되풀이하여 연습시키고, 이것이 숙달되면 글자의 구성으로 나아간다. 별도의 교재를 사용하지 않고 『천자문』이 습자 교본을 겸하기도 하고 훈장이 글자를 종이의 한쪽에 써놓은 것을 견본으로 하여 연습하기도 하였다. 글자는 처음에 해서(楷書)를 중심으로 연습하다가 행서(行書), 초서(草書)로 옮겨가는 것이 일반적 이었다. 자획이 갖추어지면 책을 베끼고 서찰을 연습하는 등 실용에 힘쓰는 것이 보통이었다.
서당 교육은 문자 이해가 주된 목표였으며, 종이는 값이 비싸 경제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습자 수업은 빈약한 경우가 많았다. 습자를 하더라도 종이보다는 분을 기름에 개어서 널조각에 발라 만든 분판(粉板)을 주로 사용하였다. 종이를 대신하여 분판에 붓으로 쓰고 물걸레로 다시 지워서 쓰는 방식으로 글자 연습을 한 것이다.
[필자]
임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