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3장 부국강병의 토대, 조선 전기의 무기와 무예1. 부국강병의 길조선만의 독특한 화기를 완성하다

대형 화포의 발달

한편 고려 말부터 발달해 온 대형 화포도 세종대에 이르러 성능이 더욱 개량되었다. 당시에 화약 병기를 개량하는 사업을 벌인 결과는 표 ‘세종대의 화기 개량 결과’와 같다.

아울러 1448년(세종 30) 9월에는 『총통등록(銃筒謄錄)』이 편찬되었는데, 이는 기존 총통을 전면적으로 시험하여 평가한 다음 성능이 좋지 못한 것을 개량하기 위한 일련의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종합하여 전문화·규격화하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화기 발달사에 있어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실제 전국적인 생산 체제는 갖추었지만 통일적인 설계도면과 엄격한 기술 규정이 없어 같은 종류의 화포가 치수와 무게에서 서로 차이 나고 화포의 성능이 떨어졌다. 그러나 1440년대부터 진행된 화기 개량 사업으로 종전보다 사거리를 훨씬 더 늘리는 성과를 이룩하였던 것이다.

<천자총통>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사용한 대형 화포이다. 가장 큰 화포로 원거리 포격이 가능하였다. 사진은 1555년(명종 10)에 제작한 것으로, 거금(손잡이) 두 개가 상하에 첨부되어 있었으나 모두 없어졌다.

당시 조선의 화약 병기 제조 기술은 세계에서도 우수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세종실록』이나 『국조오례의서례』 등의 문헌에 기술된 각종 화약 병기의 설계에 사용되었던 자(尺)의 가장 작은 단위인 ‘리(釐)’가 0.3㎜에 해당하는 아주 작은 크기라는 점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필자] 박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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