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불교 조형물에서 사자(獅子)의 조식은 지상의 왕자인 이 동물을 불가의 조형물로 받들어 어느 것도 감히 범할 수 없다는 신성과 숭배의 의사를 표현한다. 이 조식은 석탑과 부도 그리고 불상 대좌에서 많은 예를 볼 수 있다. 석탑의 경우를 제외하면 부도와 불상의 대좌 하대석에 조식되고 있다. 사자가 불가의 수호물로 등장하는 것은 현존 최고(最古)의 불상인 뚝섬 출토 금동 여래 좌상의 대좌 이래31) 8세기에 조성한 장항리사지 석조 불상에서 볼 수 있어, 그 시작은 불상 대좌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도에서는 844년에 건립된 염거화상탑에 처음 나타나고 있으며, 이어 건립된 신라 석조 부도 대부분에서 볼 수 있다. 이들에 조식된 사자는 삼국기의 불좌에서 보인 정적인 느낌보다는, 팔각형의 각 면에 한 구씩 모두 여덟 마리가 부조되어 있으며, 마치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을 주고 있다.
[필자]
박경식
31) | 김원룡, 「뚝섬 출토 금동불 좌상」, 『한국 미술사 연구』, 일지사, 1994, 150∼15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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