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2장 국왕과 그 계승자들

3. 국왕을 대신하는 정치

[필자] 김문식

국왕은 조선시대에 국정을 담당하는 최고 지도자였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국왕을 대신하여 다른 사람이 국정을 담당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대리청정(代理聽政), 수렴청정(垂簾聽政), 분조(分朝)가 그것이다.

청정(聽政)이란 국왕이 각종 국정을 듣고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국왕이 국정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우선 신하들이 말하는 것을 잘 들어야 했으므로 ‘들을 청(聽)’ 자를 사용했다. 그런데 대리청정이란 ‘대리하여 청정을 한다.’는 말로 왕세자를 비롯한 왕위 계승자들이 연로한 국왕을 대신하여 국정을 담당하는 것을 말하며, 수렴청정은 어린 국왕이 즉위했을 때 대왕대비나 왕대비 같은 왕실의 어른이 임시로 국정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분조는 국가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왕세자가 별도의 조정을 구성하여 국정의 일부를 담당하는 것이다.

국왕을 대신하는 정치란 국왕의 신변에 문제가 있거나 국가적 위기에 국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생긴 방안이었다. 그러나 국왕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권력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므로 국왕을 대신하여 정치를 하는 사람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국왕 대신 권력을 행사하다가 국왕과 충돌이 일어나면 자신의 신변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 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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