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3장 13세기부터 15세기까지 중원인이 본 우리3. 명의 조공-책봉 체제 확립과 조선관

중국적 조공-책봉 체제의 복원

[필자] 이정란

14세기 후반은 동아시아의 질서를 새로 재편(再編)하는 시기였다. 중국 대륙에서는 원나라와 명나라의 교체가 일어나고 한반도에서는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었으며, 일본에서는 남북조(南北朝)의 통일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동아시아의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었다. 특히 몽골을 몰아내고 명나라를 건설한 주원장(朱元璋, 1328∼1398)은 “오랑캐를 몰아내고 중화를 회복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신이 전통적 질서의 보호자임을 자임(自任)하였다.215)

전통적 질서란 대내적으로는 유교적 통치 이념으로 황제의 전제 정치(專制政治)를 확립하는 것이었고, 대외적으로는 전통적 화이사상(華夷思想)에 기초한 중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대외 관계에서 주원장은 중국적인 조공-책봉 체제를 복원하는 데 가장 큰 관심을 두었다. 그는 화이의 세계에서 중국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중국의 지배자가 우선 해야 할 사안이라 여겼다.216)

[필자] 이정란
215)김한식, 「명대 중국인의 대외 인식-대한반도 인식의 전제-」, 『역사 교육 논집』 1, 경북 대학교, 1980, 222쪽.
216)김한식, 앞의 글,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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