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바지(고)
袴는≪說文≫에 經衣라 하고≪釋名≫에는 두 다리 가랭이가 각각 걸터앉게 나누어져 있는 것729)이라고 하여, 오늘날의 양복바지와 같은 것이라 하겠다. 우리말로는 현재「바지」·「고이」의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하고 있는데, 옛 문헌에는 袴·靑錦袴·赤袴·綾袴·窮袴·太口袴·大口袴·袴大口·褐袴·赤黃袴·褌·柯半 등의 용어가 나온다.730)
고구려 벽화를 보면, 신분에 따라 바지통·색·길이에 차이가 있는데 貴人들은 넓은 바지를 입고, 下庶人은 통이 좁은 잠방이형의 바지를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여자들은 바지를 겉옷으로 입기도 하였고, 속옷으로 착용한 모습도 보인다. 백제의 바지는 대체로 고구려와 같았으나<梁職貢圖>에서「百濟國使」가 착용한 바지는 단에 선이 둘러져 있고 바지통도 넓고 풍성하나 대님을 묶지 않았다. 신라의 경우는 斷石山 공양상의 廣袴와 토우 부부상의 궁고에서 바지 모양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의「바지」라는 명칭은 조선시대에 들어와 鄭麟趾가「把持」라고 표현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731) 袴를 이 호칭으로 대신하게 된 것은 그 이전의 일일 것이며, 어쩌면 저고리라는 명칭에 대응하여 생겨난 것인지도 모른다.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