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5대 및 송과의 관계
1) 5대와의 관계
우리 나라는 중국대륙과 일본열도와의 중간에 위치하여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방면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받기도 하였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는 복잡하고, 때에 따라서는 북방 유목민족과의 삼각관계에서 펼쳐지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고려시대의 중국과의 관계도 이러한 역학관계 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려가 건국(918)될 무렵 한반도에서는 후삼국이 정립하고 있었으며, 중국대륙에서는 唐이 멸망하고 五代(907∼960)의 혼란기가 시작되었다. 5대의 처음 왕조로 後梁이 섰으나 얼마되지 않아 망하고(923) 뒤이어서 後唐·後晋·後漢·後周의 여러 왕조들이 차례로 교체되었다. 한편 북방에서는 새로이 契丹이 흥기하므로 당시 고려는 북방의 거란과 중국대륙의 5대와 함께 정립하며 매우 미묘하고 복잡한 외교관계를 갖게 되었다. 더구나 건국한지 얼마되지 않은 고려로서는 정치제도를 비롯한 각종 제도의 정비가 요구되었던 때였으므로 어떤 형식이든 중국과 밀접한 관련을 맺을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