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향리 및 양반귀족의 신분동요
(1) 향리의 신분동요
고려 후기에 나타난 향리의 신분동요는 크게 두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향리의 중앙관인으로의 진출을 법제적으로 보장한 科擧·胥吏職·軍職·雜職 등을 통한 신분상승의 경우이다. 즉 토착 중간 지배계층인 향리신분에서 양반관료신분으로의 상승을 말하는 이른바 士族化·士大夫化 현상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유력 향리층이 중앙으로 진출하거나 留鄕品官層으로 전이함에 따라 나타난 役의 공백을 대신 담당해야 했던 잔존 향리층의 역의 苦役化와 이를 제도적으로 편제시키는 방향에서 상대적인 자기 신분상승의 도태화과정을 설정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두 과정은 고려 전기 이래로 계속된 정치·사회적 변동과 각 지배계층간의 상호 이해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제도적 장치에 보장된 신분변화와 격동하는 현실상황에 따라 실제적으로 대두된 여러 현상이 그 내용에 포함된다. 그러면 여기서 귀족사회에서의 향리의 위치와 고려 후기에 있어서 향리층의 신분상승 및 계층분화를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