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정치기구의 기능과 구성
조선 초기에 중앙의 여러 정치기구의 기능과 국정 수행을 위한 행정체계는 대개 조선 개국으로부터 태종 4년(1404)까지는 도평의사사나 의정부가 6조 등 모든 관아를 통령하면서 국정을 수행하였다. 태종 5년 이후에는 의정부가 6조(6조속아문)를 지휘하거나 6조가 속아문을 지휘하면서 국정을 운영하였다. 즉 의정부서사제가 운영된 태종 5∼13년과 세종 18년∼단종대에는 왕→의정부→6조→시·감·관·창·고·서 , 6조직계제가 운영된 태종 14년→세종 17년과 세조 원년 이후는 왕→6조→시·감·관·창·고·서의 체계 하에서 국정이 영위되었다.
또 여러 정치기구는 그 직장과 관련하여 태조 즉위로부터 정종대까지는 도평의사사, 의흥삼군부가 각각 최고 의결·집행기관, 최고 군정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여 국정의 중추기관이 되었다. 태종대 이후에는 의정부·6조가 국정의 중추기관이 되었다. 승정원은 왕명을 출납하고, 사헌부·사간원·홍문관은 언론을 관장하고, 예문관·춘추관·성균관·승문원은 文翰을 관장하고, 의금부·형조·한성부는 각급 재판을 관장함으로써 국정을 협찬하였다. 내금위·겸사복·선전관·공신嫡長은 궁내에서 직숙하거나 군사관계의 傳命에 종사하였다. 중추원·종친부·돈녕부·의빈부·충훈부는 실제 정치에서 발휘한 영향력은 미미하였지만, 문·무재상이 대기하거나 종친·외척·부마·공신이 소속된 정1품 아문이었다.
이러한 정치기구의 운영과 관련하여 주로≪경국대전≫에 법제화된 정치기구를 대상으로 하여 직계아문과 6조 속아문으로 구분하고, 아울러≪경국대전≫편찬 이전에 폐지되거나 다른 관아로 계승되었지만 정치에 큰 영향력을 미친 도평의사사·문하부·삼군부·집현전을 포괄하여 살펴본다. 각 관아에 대해서는 국정에 끼친 영향력과 관련하여 의정부·6조 등은 그 관아의 연혁, 법제적인 기능과 실제 기능, 구성원의 변천 등까지 살피고, 그 밖의 아문은 관아의 연혁과≪경국대전≫에 규정된 직장·기능만을 살펴본다.068)
068) | 車文燮은<정치구조>(≪한국사≫10, 국사편찬위원회, 1974), 17∼68쪽에서 이 글과 동일한 논제 아래, (1) 정치구조의 정비에서는 조선 개국 때의 관제를 망라하고 이것이≪經國大典≫에 법제화되기까지의 과정을 통괄적으로 서술하였다. (2) 중앙의 정치구조에서는≪經國大典≫에 규정된 중앙 정치기구 모두를 1) 의정부, 2) 6조, 3) 3사, 4) 승정원·의금부, 5) 문예기관, 6) 예우기관, 7) 국왕의 시측기관, 8) 6조 속아문으로 구분하고,≪經國大典≫의 내용을 통해 그 직장과 관원을 서술하였다. 윤국일은≪경국대전연구≫(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86) 부록 2 중앙관리종합일람표에서 전 중앙관아와 관직을 기본체제 특수체제·영관지체제·제주체제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韓㳓劤·閔賢九는≪譯註 經國大典≫註釋篇 吏典·兵典(정신문화연구원, 1986)에서 여러 관아의 연혁을≪朝鮮王朝實錄≫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개관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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