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파종·시비·제초·물관리 등의 기술
이와 같은 수경법에는 ‘均撒’이란 列條播法이 시행되었으며 이앙법에서는 撒播法이, 건경법에서는 ‘足種’이란 點播法이 각각 시행되었다. 볍씨는 물에 담가서 발아시킨 뒤 파종하였다.
시비는 열등지일수록 집중적으로 행해졌는데, 비료로는 대체로 객토·인분
우마분, 풀과 나뭇가지, 누에똥(蠶沙) 등이 이용되었다. 그러나≪농사직설≫에는 “인분과 누에똥은 비록 비료로는 우수하나 단지 많이 얻을 수는 없다”177)고 기록되어 있어, 이 시대 벼농사의 성격이 경작의 외연적 한계의 확대에만 주목하는 조방적인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제초작업은 건경에서 가장 강조되었으며 수경에서는 ‘손김매기’와 ‘호미 김매기’로 나누어 모두 3∼4회의 작업이 행해졌다. 그러나 이앙법은 제초에 편하다는 점 때문에 일부의 대농층에 의해 채택되었다. 이와 같은 벼농사작업에서는 耕起·熟治 등에서 축력농구와 인력농구가 유기적으로 분화·결합되었다.
한편≪농사직설≫의 물관리 기술은 배수상태에서 제초를 행하였고, 弱苗와 强苗의 물관리법도 달리하였다는 점에서 중국의 고전적 농서인≪齊民要術≫의 그것보다 크게 앞선 것으로 보인다.178) 그러나≪농사직설≫의 수전농법은 지역간 생산력의 심대한 격차와 인분등 좋은 비료를 많이 얻을 수 없었다는 사실, 그리고 외연적 한계의 확대에만 주목하는 시비법 등에서 그 조방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