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외국형 화기
먼저 虎蹲砲는 철제이며 임진왜란 때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화기로 호랑이가 걸터 앉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호준포’라 불린다.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선조 30년(1597)이다.406)
호준포는 중약선 반오리를 쓰고, 한 번 쏠 때에 사용한 화약의 양은 6냥이다. 토격의 두께는 2촌이며, 한 번에 납으로 만든 탄환 70개를 장전하는데, 탄환 한 개의 무게는 2돈이다. 그리고 철환을 쏠 수도 있는데, 철환은 한번에 30개를 장전하며 철환 한 개의 무게는 2돈이다. 때로는 무게 5돈짜리 납으로 만든 탄환 한 개를 장전하여 쏘기도 하였다.407) 이러한 까닭으로 호준포는 한번에 작은 철탄환이나 납탄환 수십 개를 발사할 수 있는 소형 철포로써 유익한 포였다.
호준포 중 현재 국내외에 남아 있는 것은 4개 정도 확인된다. 이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일본의 有馬成甫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1631년 제작된 것이다.
특히 미국의 필드자연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호준포는 고종 30년(1893) 시카고박물관에 전시용품으로 출품하였던 것인데, 호준포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긴 해도 우리 나라에서도 많이 제조하여 사용한 듯하다. 호준포의 길이는 40∼50㎝ 정도이며, 부리의 안지름은 40∼50㎜ 정도이다. 철로 포신을 만들고, 그 위에 원형고리를 3∼4개 끼워서 튼튼하도록 제조하였다. 앞 부분에는 다리가 있으며, U자형의 못으로 앞다리의 양 끝을 큰 못으로 고정하고, 뒷부분도 U자형 못으로 땅에 고정하여 발사할 때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안되었다.
다음으로 三眼銃은 총신 3개가 붙은 형태이며 손잡이용 나무를 끼우는 모병이 3개의 총신 뒤에 붙은 구조로 되어있다. 임진왜란 당시 중국에서 들어온 총통의 한 종류로 청동이나 철로 제조되었다. 부리의 안지름은 보통 10∼15㎜ 정도이며, 총신의 길이는 35∼40㎝ 정도이다. 3개의 총신에 각각 총환을 장전한 후 주로 말 위에서 사용한 소형 총통이다. 삼안총의 매 총신에 화약 3돈을 채우고 그 위에 흙을 2푼 정도 채운 뒤 마지막으로 철환 한 개씩을 장전하여 사용하였다408)(<그림 4>). 현존하는 삼안총 중 가장 오래 된 것은 경주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선조 26년에 제조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