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불랑기
임진왜란 때 중국을 통하여 우리 나라에 보급된 것으로 보여지는 포르투갈제 화포로, 포의 부리를 통해서 화약과 탄환을 장전하는 종래의 우리 나라 고유한 장전방법이 아닌 포의 뒷 부분을 통해서 화약과 탄환을 장전하는 발전된 방식으로 고안된 화포가 불랑기이다.
우리 나라에서의 불랑기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원정군이 평양성 탈환 때인 선조 26년 정월에 사용한 기록이 있다.405)
선조 36년에 편찬된≪神器秘訣≫에 불랑기의 발사방법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 나라의 불랑기는 선조 26년부터 36년의 10년 사이에 명나라 불랑기의 원리를 따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으로 중국이나 일본과 다른 점은 우리 나라의 고유한 방식인 총신의 중간에 대나무 마디처럼 생긴 마디를 넣은 점이다.
우리 나라의 불랑기 종류는 1호부터 5호까지 있었으며 1호가 가장 크며, 5호가 가장 작은 것이다.
불랑기 1, 2, 3호는 각 불랑기에서 사용한 화약의 양으로 1호가 10냥, 2호가 7냥, 3호가 4∼5냥의 화약을 사용하였다. 불랑기 4호는 화약은 3냥을 사용했고≪화기도감의궤≫에 무게 90근, 길이 3척 1촌 3푼(97.16㎝), 子砲의 무게 12근이라는 기록이 있다(<그림 3>). 불랑기 5호는 화약은 2냥을 사용했고 “무게 60근, 길이 2척 6촌 5푼, 자포의 무게 6근 4냥, 화약 1냥 5전”이라고 한≪화기도감의궤≫의 기록이 관련 기록의 전부이다.
현존하는 불랑기는 불랑기 4호와 5호가 모두 9종 정도인데, 이중 불랑기 4호가 6점이다. 길이는 1m 내외이며, 부리의 직경은 40㎜ 내외이다.
그리고 불랑기 5호는 길이가 80㎝ 내외이며, 부리의 직경은 25㎜ 내외이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불랑기 1호와 2호는 대형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405) | 위와 같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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