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해인사 홍치4년명 동종
841)해인사 대적광전내에 있는 동종으로 종신 정상에는 용통이 없고 용뉴만을 갖추고 있는데 용뉴는 일체쌍두형식이며 생동감있게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쌍두 사이에 직경 4.2㎝의 원공이 있는데, 이것은 음향공으로 조선시대 범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종신 정상에는 태조3선을 돌려서 견대를 마련하고 내면에는 21辨의 단엽 복련을 조식하였는데, 이 연판은 태조1선으로 연판외연을 돌리고 판단 중앙에 三山形 귀꽃문양을 조각하였고 판내에는 珠文과 화판을 조식하여 장식적인 견대를 이루고 있다. 동종의 상대는 없고 견대밑으로 유곽과 보살이 네 곳에 배치되어 있다. 사다리꼴인 유곽은 주위를 강한 선으로 표시하였고 유곽의 안쪽은 선으로 당초문을 조각하였다. 유곽내에는 9유두를 갖추었는데 여러 겹의 화판이 쌓여 있는 연봉형태이며 주변의 연화좌도 단엽8판이나 각판 사이에 선조물을 나타내 복엽연화좌로 보인다. 양각된 입상의 보살은 원형두광과 보관·천의 등을 선조로 나타냈는데 보관은 화사하며 천의는 양어깨와 팔에 걸쳐 유려한 선으로 밑에까지 흘러 있고 양손은 가슴 앞에서 합장하고 있다.
종신 중앙부는 태조3선을 돌려서 종신을 양분한 듯 중대를 이루고 있다. 이 중대를 중심으로 상·하부에는 여러 가지 문양장식이 가득히 조각되어 있다. 중대 윗쪽에는 넓은 간격을 두고 태조1선으로 구획을 지었으며 이 내면에는 당초문과 보상화문을 가득히 조각하였다. 또한 중대 밑에도 넓은 간격의 구획이 있어 여기에 千座의 雲龍文이 조각되었으며 雲文 중심에 보루를 1개씩 큼직하게 장식하고 있다. 운룡문의 용두는 왼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동체 주위에 卷雲文이 조각되었는데 용의 입, 두 눈, 억센 발굽 그리고 사실적인 비늘 등의 표현방법은 당시 금속공예의 수준과 주물기법을 대표할 만한 작품이다. 그리고 중대 밑의 雲龍文帶를 접해서 또 다른 문양대를 설정했는데 이것은 청해파도문으로 태조문 사이 사이에 細彫된 파도문을 나타내고 있다. 하대는 바로 이 파도문대 밑으로 태조1선으로 나누고 그 안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八卦를 양주하여 배치하고 있을 뿐 아무 장식이 없고 이곳을 당좌와 같이 타종한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유곽 밑으로 해서체로 양각된 명문이 있는데 “弘治四年 辛亥成 海印寺大寂光殿鐘”이란 銘記가 있어 성종 22년(1491)에 해인사 대적광전의 종으로 만들어져 현재까지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고 근 5세기 가량 흘러온 보기 드문 범종 중 하나이다.
이 밖에 白蓮寺 隆慶三年銘銅鐘(1569)·安靜寺萬曆八年銘銅鐘(1580)·甲寺萬曆十一年銘銅鐘(1584) 등이 조선 전기 범종을 대표할 수 있다고 본다.
841) | 위와 같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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